국내 기술로 남극 빙붕의 붕괴 이후 모습 분석 결과 발표

빙산 A-68의 분리 당시와 현재 모습.

- 극지연구소, “인공위성 관측으로 해수면 상승의 원인, 추적 관찰할 것”
- 남태평양 섬 국가들 악영향 미칠 수 있어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전 지구적인 해수면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남극 빙붕 (ice shelf)의 붕괴 이후 모습을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관측한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극지연구소(소장 윤호일)는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정보를 바탕으로 남극의 초거대 빙산 ‘A-68’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1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빙산 A-68은 지난해 7월 남극 라센C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뒤 1년 동안 주변에 머물다가 최근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으며, 하루 1.5km 이상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분리 당시 서울의 약 10배 크기였던 ‘A-68’의 면적(5800㎢)은 5% 정도 감소했고, 빙산의 두께는 280 m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빙붕은 남극대륙을 덮고있는 빙하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막는 자연 ‘방어막’으로, 빙붕의 붕괴는 급격한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지구온난화의 예상 가능한 피해 사례 중 하나로 꼽히며, 붕괴가 계속되고 있는 라센C 빙붕은 전 세계 과학계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극지연구소 북극해빙예측사업단 김현철 단장은 “우리나라의 아리랑 5호 위성과 유럽우주국의 Sentinel-1 위성 등에서 관측한 자료로 인공위성 기반 남극 빙권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KOPRI Satellite Monitoring System for Antarctica, KOSMOS-ANT)을 구축하고 남극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닥이 해저면에 닿아있고 주변의 바다얼음, 해빙으로 둘러싸여 멈춰있던 빙산 A-68은 라센C 빙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해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빙 감소가 심해지는 남극의 여름에 북진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바다수면이 높아져 평균 해발고도 2m 미만의 작은 나라인 투발루를 비롯한 남태평양의 주변 섬 국가들부터 악영향이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이 현상이 오랜 시일 장기화 할 경우 이를 배제할 수 없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극지연구소 한향선 선임연구원은 “대형 빙산이 따뜻한 바다로 이동하고 소멸되는 과정은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남극 빙붕의 붕괴 현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빙산 A-68의 추적 관찰을 통해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 문제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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