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환호 뒤에…툭 튀어나온 경제 리스크


미중무역전쟁 불똥 튈 가능성
OECD, 한국성장률 2.7%로 낮춰
대외의존도 커 둔화심화 우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민들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환호하는 동안 우리경제의 리스크는 확대돼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자 세계경제의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우리경제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졌고, 반도체에 의존한 성장세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자리와 소득분배, 투자 등 핵심 경제지표들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에 의존한 수출이 한계에 봉착할 경우 우리경제의 활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러한 대외환경 악화를 이유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종전의 3.0%에서 2.7%로 대폭 낮췄고,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2.5%로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격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된 지난 18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25% 관세를 물리기로 했고,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5~10% 관세로 맞받아쳤다. 이에 미국은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러한 무역전쟁으로 멕시코나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들이 반사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세계경제엔 타격이 불가피하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고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돼 우리 수출 피해로 인한 생산 차질액이 3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리경제의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OECD는 20일 발간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통상갈등이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올해와 내년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하향조정한 3.7%로 제시했다. 특히 우리 경제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종전 3.0%에서 2.8%로 0.2%포인트 낮췄다.

LG경제연구원은 그동안 우리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반도체 부문의 성장 추진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투자와 수출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성장률이 올해 2.8%에 이어 내년엔 2.5%로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용 증가세가 거의 멈춰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주택투자와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경기 반등이 끝날 것이란 관측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을 살피고 경제에 집중하기 위해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하지 않았지만,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다 쓴 상태로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민생 개선을 재정과 세제ㆍ정책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앞으로 경기둔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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