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김학봉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전파관리실장] 전파를 활용한 생활스포츠 ARDF를 보며…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주인공 쿠퍼가 지구를 떠나기 전 자신과 딸 머피가 다퉜던 장면을 목격하며 필사적으로 과거의 자신에게 “지구에 남아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노력하고 이를 ‘STAY’라는 단어의 모르스 부호(··· ― ·―· ―·――)로 전달하려는 장면이 나온다.

1830년대에 미국의 발명가 모르스에 의해 만들어진 모르스 부호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디지털 방식과 개념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그 과학성과 체계적 구성이 놀랍기만 하다. 모르스 부호는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무선통신사들을 통해 무선전신(CW)통신으로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다.

150만명의 아마추어무선사가 활동해 아마추어무선통신(HAM)의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은 아마추어무선 저변확대를 통한 무선통신장비 개발로 전세계 HAM 장비 시장을 석권하고 마침내 전자산업 강국으로 등극했다.

이러한 아마추어무선통신 활동을 하는 전세계 아마추어무선사들이 모여 전파탐지능력과 우정을 나누는 최대 축제인 제19회 세계 아마추어전파방향탐지(ARDF) 선수권대회가 지난 9월2일부터 7일간 속초에서 31개국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ARDF(Amateur Radio Direction Finding, 전파방향탐지)는 오리엔티어링과 아마추어무선을 혼합한 레저스포츠다.

산이나 들의 수 ㎞내 일정지역에 숨겨진 미세출력의 전파 송신기(fox)의 신호를 수신기, 나침반, 경기용 지도를 이용해 정해진 시간 안에 신속히 찾아내는 것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세르비아 대회에서 첫 메달을 획득했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2014년 카자흐스탄 대회에 이어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대회기간 중 참가 선수를 위한 송수신기 성능측정센터를 운영하고, 전자파 원격모니터링 시스템 시연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높은 전파기술을 시연하는 기회를 가졌다.

마침 지난 8월말 태풍 솔릭이 전국을 강타할 당시 KCA는 지방사무소에 설치된 재난안전대비용 아마추어무선국을 통해 전국의 재난대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아마추어무선통신망을 구축했던 이유는 재난발생시 모든 통신망이 두절되는 상황에서도 아마추어무선통신을 통한 신속한 재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통신 중계기 타워가 손상되며 통신이 마비된 재난 상황에서 멘도시노카운티의 아마추어무선통신사들의 역할이 돋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들은 소방서, 병원, 적십자구호소 등과 하루 12시간씩 교신하며 화재진행 상황과 응급구조 활동 지원을 통해 아마추어무선통신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시켜줬다.

이번에 성공적으로 개최된 ARDF대회를 통해 일반인에게 생소하게만 여겨졌던 아마추어무선통신이 생활스포츠로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아마추어무선통신의 활성화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전파통신산업의 발전에 힘이 보태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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