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 마트서 영업 중인 짝퉁 한국매장 ‘무무소’ 논란

중국의 ‘짝퉁’ 한국 브랜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무무소. 지난해 11월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 입점했다. 사진은 무무소 오픈 당시 모습. 매장 직원이 한복을 입고 있을 뿐 아니라, 한 손님이 들고 있는 무무소 비닐봉투에도 ‘무무소 코리아’라고 적혀 있어 한국 브랜드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사진=베트남 롯데마트 페이스북 공식계정 갈무리]

-동남아서 기승 부리는 中의 짝퉁 한국 브랜드 ‘무무소’
-베트남 롯데마트에 입점해 성업 중…“한류 위상 떨어뜨려”
-상품의 99%가 중국산…한류 열풍에 편승해 전세계로 확장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 지난 6월 업무차 베트남 호찌민에 방문해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 들린 이모(54ㆍ여) 씨는 깜짝 놀랐다. 중국의 ‘짝퉁’ 한국 브랜드인 ‘무무소(MUMUSO)’가 롯데마트에 버젓이 입점해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 이 씨는 “중국 기업이 한국 브랜드인 것처럼 속여 동남아에서 매장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무무소가 다름 아닌 한국 기업의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어 충격이었다”며 “‘MUMUSO’라고 적혀 있는 간판 아래 조금 작은 글씨로 한글로 ‘무궁생활’이라고 적혀 있어 한국 브랜드로 착각할 뻔 했다”고 했다.

최근 롯데마트 베트남 1호점인 남사이공점에 ‘짝퉁’ 한국 매장인 무무소가 영업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브랜드인 양 속여 물의를 빚은 중국 브랜드가 한국 기업인 롯데마트에 입점해 한국기업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무소는 지난해 9월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 테넌트로 입점했다. 임대계약은 내년 9월까지 2년 간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무무소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쉽게 말해 한국풍 ‘다이소’”라며 “이와 관련해 법규 표시 사항 위반 등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단속이 되고 있으나 베트남 사람들은 무무소를 한국 상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호찌민 교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호찌민 교민 정진구(42) 씨는 “무무소 매장에 직접 방문해 직원에게 한국어로 표기된 제품의 원산지를 물어보면 ‘한국제품이지만 OEM’이라고 대답하지만 한국인이 기획하고 디자인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며 “많은 교민들이 한국 이미지 도용으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무무소가 한국의 대형마트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품질의 중국 제품이 한국 제품처럼 둔갑해 한류 상품의 위상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라고 했다.

무무소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업체로, 한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주로 장신구ㆍ인형ㆍ쿠션ㆍ찻잔ㆍ칫솔 등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제품에는 ‘한국’을 강조하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있고, 제품에 붙은 스티커에도 ‘상표: MUMUSO-KOREA’와 한국 주소가 적혀 있어 한국 브랜드로 착각하기 쉽다. 이 때문에 외국 소비자들이 무무소를 한국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류열풍에 힘입어 현재 베트남, 필리핀, 러시아 등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무무소를 단속해 판매된 2273가지 상품 중 99.3%가 중국산임을 밝히기도 했지만, 베트남 내에서 무무소 인기는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교민은 “지난 7월 베트남 정부의 단속 이후 무무소는 일부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했으나 여전히 제품 라벨에서 한국어를 빼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며 노골적으로 한국 브랜드 흉내를 내고 있다”고 했다.

롯데마트 측은 무무소 영업에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에서도 원산지 표기나 각종 법규 표시사항 위반한 상품에 대해서는 단속을 하고 있으나, 포장이나 브랜드 등에 쓰여진 한글 표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결났다”며 “계약 당시에도 무무소의 입점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었기에 롯데마트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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