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선언에 美, ‘긍정 사인’… 폼페이오 “北美, 조용히 진전”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측 반응이 긍정적이다. 연내 또한번의 ‘김정은-트럼프’ 만남 성사도 가시권이다. 대북 초강경파 펜스 미국 부통령도 ‘계속 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폐쇄와 핵 검증 또는 핵 사찰 수용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오는 24일 열리는 ‘문재인-트럼프’ 만남에서 ‘빅딜’이 성사돼, 연내 종전선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48시간에 걸쳐서, 한국은 성공적인 대화를 했다“며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요소의 현장을 검증하는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것은 잘 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또 다른 발걸음’은 평양선언에 포함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 선언에는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쓰여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대화 및 비핵화와 관련해 ”우리는 서로 필요로 하는 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고 “나는 그곳(북한)에 있는 나의 카운터파트들과 자주 대화했다. 언론에 보도 되지는 않았는데 그것에 대해 기쁘다. 우리가 그렇게 조용히 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도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협조하면 상당히 빨리 마칠 수 있다. 목표는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2021년 1월)까지 이것(비핵화)을 마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빈으로) 떠날 준비가 된 채로 대기 중”이라고도 말했다. 빈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실무협상지로 지목한 장소다.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평양 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이 좋은 소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비핵화가 먼저’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하기도 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이 제시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질문에 “비핵화가 없는 상태에서 어떠한 것도 이뤄질 수 없다. 비핵화가 가장 먼저”라고 말했다. ‘선(先) 비핵화 후(後) 추가조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평양 선언’ 직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 신호’도 여러모로 인상깊다. 김 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곧 만날 것”이라고 답해 연내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나는 김정은으로부터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그것은 3일 전에 배달됐다“며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서 돌아온 이후 “합의문에 담지 못한 구두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방북 직전 “북한의 현재핵 폐기”를 처음 언급했고, 대국민 보고에서도 “완성 핵무기까지 폐기돼야 완전한 핵폐기”라고 재확인 한 바 있다. 때문에 24일로 예정돼 있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이미 개발을 완료한 완성핵무기 폐기와 이에 대한 사찰 수용 의사를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오는 26일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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