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美, 유엔 장관급회의서 ‘대북제재’ 중요성 강조할 듯

폼페이오 “북미관계 조용한 진전”

내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회담을 제안한 미국은 2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통해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설파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핵시설 영구폐기 등 후속조치 이행의 조건으로 ‘상응조치’를 취해달라는 북한의 요구에 “비핵화가 먼저”라며 ‘선(先)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예정대로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는 “북한문제에 있어 지금까지의 성과와 진전을 살펴볼 기회”라며 “평화를 원한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기회이지만, 우리가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은 기존 입장인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 입장을 유지하되, 북한과의 대화판을 깨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직후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사찰 전문단 참관 하에 이뤄지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ㆍ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실제 평양 공동선언에 밝힌 내용과는 조금 다르다.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자신의 카운터파트였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대신 리 외무상을 지목한 데에는 비핵화와 관련, 전문적 협상을 본격화하고자 한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군부 출신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위협적인’ 서신을 쓴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리 외무상은 북한의 대표적인 미국통이자 최고의 핵ㆍ군축 전문가로 알려졌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의 최근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과장이던 1990년 유엔 회원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실시된 6개월짜리 군축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 귀국할 때 미국 학자들의 핵 협상 관련 책들을 잔뜩 가지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 외무상은 이후 각종 북미회담에 참여해 핵문제를 직접 다뤘다. 외무상을 맡기 전 리 외무상은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이기도 했다.

한편, 나워트 대변인은 영변 핵 시설의 영구폐기 문제와 관련,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부분이 평양 공동선언에는 들어가 있지 않은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성명에는 포함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찰단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IAEA 사찰단과 미국 사찰단이 사찰단의 일원이 된다는 건 공유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재를 피하려는 일부 나라들이 있는데, 그들은 그런 일을 해선 안 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얻기 위해서는 제재가 이행돼야 한다. 우리는 페달에서 발을 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 실무협상 성사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빈 스케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갖고 있는 게 없다”면서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수일, 수주 내에 많은 이들과 만나길 고대하는 건 확실하다. (빈으로) 떠날 준비가 된 채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내주에는 뉴욕에서 열릴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문재연 기자/mu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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