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노동교육③] 독일…학교에서 모의 노사교섭 실시

‘함께 행동’ 교과서 한글 번역 목차.[사진=고용노동연수원 송태수 교수]

- 중등2과정 사회 교과서, 노사 교섭ㆍ쟁의ㆍ소송 방법까지 교육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독일 중등2과정 학생들이 배우는 사회 관련 교과서 ‘함께 행동’에서는 노사관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300페이지가 넘는 교과서에는 독일의 직업훈련과 학교 교육이 병행되는 듀얼 시스템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기업의 목적과 환경, 노동자 및 사용자 이해관계 등에 대한 내용이 제시된다.

특히 노동권과 협약권 부분에서는 모의 노사관계 놀이를 제안하고 있으며, 개별 고용계약에 담긴 권리와 의무, 임금과 보수, 고용관계의 해지와 해고보호법 등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는 협약자율, 협약쌍방, 단체협약의 구속성, 단체협상, 중재, 노동쟁의, 노동법원의 소송 관련 내용까지 별도의 항목으로 따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노동3권과 관련해 노동자들이 행사할 수 있는 교섭권, 쟁의권, 나아가 소송까지 진행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 교과서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길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자기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삶의 영역이 노동이며, 생활의 물질적 토대를 확보하고 개인의 자기실현, 사회적 인정을 결정하는 것으로 노동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모든 교과서들이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공통점은 노사관계를 ‘민주주의와 공동결정’이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교과서들은 임금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사회구조적인 이유를 설명하며, 노동3권이 헌법에 의해 보장된 기본인권에 속한다는 것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인간과 정치’라는 교과서에서는 ‘자영업자(사용자)들은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지만, 생산수단을 갖지 못한 생업노동자(임금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을 기본적으로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체결되는 사적인 계약에 따라 결정되어 왔다. 19세기 중엽 이래로 노동자들은 기업가들의 착취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단결의 자유를 쟁취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노동관과 직업관이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사업장 차원의 모의 노사관계 놀이도 제안한다. 모의 노사관계 역할 놀이는 노사관계 관련법률, 노사관계 행위자들, 사업장의 경영상태, 사회경제 및 노동세계의 변화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협상에 필요한 논거와 행위양식을 개발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학교에 해당하는 중등1단계 사회과 교과서에는 민주사회에 동참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행동 전략으로 ‘자신의 이해를 대변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협상과 타협을 해 합의를 도출하고 자신 스스로를 존중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비판적일 수 있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독일 고용노동교육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한 고용노동연수원의 송태수 교수는 “독일 교과서는 노동기본권을 다룰 때 노동세계 및 노사관계 체제에서의 기본질서인 이해당사자 간 단체협약 체결의 자율성 및 공동결정의 원리를 전체 사회 운영질서의 기본적인 원칙으로 작동되는 민주주의와 공동결정의 원리 구현의 장으로 접근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따라서 노동세계 및 노사관계에서 노동자와 사용자의 대립적이면서 공동운명적인 관계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서 목격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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