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교섭본부장 “한미FTA개정, 무역불안 장기화 막아…한미, 안보ㆍ통상서 긴밀협력”

 - 2007년 협정 체결 때와 같은 복장…“깰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협상”

[뉴욕(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한미 정상이 새로 서명하게 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대해 “전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과 통상분쟁, 통상 쓰나미에 휩싸인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천명된 한미 FTA 개정협상을 합의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서 협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 정상의 서명식에 앞서 김 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USTR)는 한미 FTA 개정협정문에 서명했다.

FTA 개정안에는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를 20년 더 유지해 2041년 1월 1일에 없애는 방안,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중복제소를 방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 본부장은 이날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각에서는 개정안에 서명하기 전에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국익증대 차원에서 서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한미 FTA가 개정협상 개시 3개월 만에 원칙적 합의에 성공할수 있는 배경에 대해 “미국 내 국지적 파동이 아닌 오랫동안 이어질 조류를 읽고서 신속하게 대처한 결과”라며 “개정협상 장기화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또 “개정절차를 2019년 1월까지 완료되도록 합의했다. 10월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만약 국회에서 비준동의가 되지 않아 개정안 발효가 지연되면서 양국의 분쟁이 발생할 상황이 된다면, 서로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한 자동차 관세부과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되도록 통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모든 국제경제법에는 항상 예외조항이 있다. 바로 국가 안보와 관련해서 취하는 조치는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국가안보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협상력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노무현정부 때인 2007년 7월 한미 FTA 합의문에 공식 서명한 데 이어, 11년 만에 개정안에 서명하게 된 소회를 묻자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두번 서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기자실에서 2007년 FTA 서명식 때와 같은 양복·넥타이를 착용하고 왔다.

김 본부장은 “첫 번째 협상 때도 그렇고, 이번 협상에서도 한미 FTA를 깰 생각을 하고 협상에 임했다”며 “한미 FTA는 만병통치약이 아닌 만큼 이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지, 깨는 것이 유리한지 계산하며 임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만일 깬다면) 내가 왜 깨겠다는 것인지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시간이라는 개념에는 크로노스적 개념(객관적 시간)적 시간과 카이로스적 개념(주관적·상황적 시간)이 있다. 카이로스적 개념으로 봤을 때 FTA를 깨는 것이 오히려 ‘퀀텀점프(비약적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협상 상대에게 설명했다”며 “그 결과 (미국 측에서) 소규모 패키지로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고, 수용해도 될 조건으로 보여 개정 협상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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