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만 나오면…‘新북풍’에 찡그리는 한국, 갈팡질팡 바른미래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성태 “과거 수구, 냉전적 시각 접근해선 안 돼”지만…
- 지지율과 보수 정체성 사이, 조급증…野, 남북회담 딜레마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남북이 만나기만 하면 야권 지지율이 맥을 못 춘다. 이미 세 차례나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신(新) 북풍’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경제 문제로 반등의 고리를 찾으려 하다가도 북한 문제만 나오면 도루묵이다.

지지율 하락은 실마리는 평화 대 전쟁 구도로 풀이된다. 이번에도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둘러싸고 여야 사이 고질적인 찬반 전선이 형성됐다. 야권은 앞서 두 차례 열린 정상회담 당시 해당 전선에서 모두 패배했다. 1ㆍ2차 정상회담 때는 대통령 지지율로 증명됐고, 지방선거의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대구ㆍ경북 두 곳에서만 승리했다.

비상대책위원회, 복당파 등 지도부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한놈만 패겠다”고 했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27일 통화에서 “과거 수구, 냉전적인 시각으로 (남북문제를)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안보 문제만 나오면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이번에도 당장 그러한 추이가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3주차 주간집계 결과(표본오차 95%ㆍ신뢰수준 ±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주 연속 하락세를 마감, 61.9%로 반등했다. 한국당은 지난 2주 동안의 오름세가 끊기며 2.3%P 내린 18.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남북회담 등 북한 문제만 나오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선 ‘위장평화쇼’라는 구호로 대표됐다. 이번엔 판문점선언 비준문제가 걸렸다. 정상회담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선언의 국회비준’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당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평화 대 전쟁 구도에 야권이 매번 휘말리는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회담 내용의 긍정, 부정을 떠나서 지금 국민 80% 정도가 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아니냐. 정당은 여론을 따라가는 것”이라며 “지금 안보 문제를 들고 나오면 정권의 논리 구조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보수 정당은) 조급하다. 뭐 하나만 나오면 어떻게든 달려붙으려는 것이다”며 “일종의 강박”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심재철 한국당 의원실 압수수색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장 뭐라도 가져올 것처럼 평양과 워싱턴을 (정부가)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지만, 안보는 무장해제 상태일 뿐”이라고 첨언했다.

바른미래당도 처지가 비슷하다. 바른미래 손학규 대표ㆍ김관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안보 문제에서 보다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하지만, 당내 반발로 단결된 모습을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와 관련) 여러 가지 상황 변화가 있다”며 “비핵화 문제에 대해 상황을 공유하고 당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비준동의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계셨다. 그러나 이번 남북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그런 양국 간 인식 폭을 상당히 줄여냈다”고 했었다.

반면, 이언주ㆍ지상욱 바른미래 의원 등은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놨다. 진보성향이 비교적 강한 바른미래 지도부가 보수 정체성을 말살하려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렸다. 정확한 입장이 없는 가운데 바른미래 지지율은 전주보다 1.2%P 하락한 5.7%를 기록했다. 특활비 이슈 등으로 반짝 반등했던 상승세가 죽어가는 셈이다.

신 교수는 “소득주도성장도 처음에는 야당이 놀림을 받을 정도로 여론이 (야권에) 불리했다. 그러나 국민이 느끼면 다시 판이 돌아온다”며 “한반도 핵문제도 언젠가는 국민이 ‘이게 아니다’고 느낄 수 있고, 그때 먹힐 수 있는 문제다. 지금은 민생에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쓴다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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