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직후 중간고사”…고교생 ‘홀로추석’

학생부 부담에 휴식 포기
혼자 남아 인터넷 강의 수강
패스트푸드로 식사 해결도
일부 학원들은 자습실 개방

“부모님이 차례 끝나고 싸온 음식 데워 먹었어요.” “대학생 막학기, 취업 못하면 학점 반영돼 긴장 늦출 수 없어요.”

온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조차 중고등학생들의 학업부담을 덜어주지는 못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바로 중간고사에 돌입하는 중고등학교가 많은 탓이다. 이번 연휴동안 할머니댁을 찾는 대신 혼자 집에 남아 시험 준비를 했던 중고등학생들에겐 한가위는 남의 얘기다.

고등학생 김모(18) 군은 이번 추석동안 서울에 홀로 남아 인터넷강의를 수강하기로 결심했다. 수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군의 내신성적이 목표치를 살짝 밑도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군은 “지금은 학생부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휴 기간동안 쉬면 페이스가 무너질 것 같아 혼자 남아 인터넷 강의를 수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도 대부분 닫아 패스트푸드와 편의점 도시락으로 네끼를 때웠다”며 “추석 당일이 지나고 나서야 부모님이 싸온 차례음식을 맛봤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추석특강을 개설하거나 자습실을 제공하는 경우, 연휴를 학원에서 보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추석 기간 대부분 식당과 독서실 등 시설이 문을 닫지만, 일부 학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자습실을 제공하고 있었다. 한 학원 관계자는 “긴 연휴가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간절한 학생들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며 “추석 연휴기간 동안 자습실을 개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당 학원에서 하루 10여명 이상의 학생이 자습실을 사용했다.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없는 처지는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취업준비생 김모(26) 씨는 명절날 친척집을 찾는 대신 집에 남아 기업 인적성 시험 준비에 매달렸다.

김 씨는 “올 하반기에 취업에 처음 도전한다”며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마지막 학기 학점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명절 연휴 때 해외여행을 간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올해 취업에 성공해 내년 설날 조부모님 댁으로 금의환향하는 꿈부터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바쁜 수험생활 등을 이유로 귀성행렬에 동참하지 못하는 비율은 세대를 막론하고 높게 집계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 10명 중 6명(61.4%)만이 귀성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 불문하고 명절엔 귀성해야 한다는 인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추석이라고 항상 가족들이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70.2%, ‘명절 때 친지와 가족들을 보러가는 것은 의무감(도리)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4.3%로 높게 나타났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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