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무대 유엔총회] 북미, 핵사찰 협의 잰걸음…폼페이오 내달 방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뒤 “많은 일이 남아 있지만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썼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리용호, 폼페이오와 뉴욕 회동
김정은 핵시설 사찰 의사 전달
IAEA 일반·특별사찰 등 논의

[뉴욕=문재연 기자] 북한의 핵ㆍ미사일 사찰과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미간 협의가 본격화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조율 등을 위해 내달 평양을 방문한다.

미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뉴욕에서 회동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혀 10월 방북을 공식화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네번째로, 그는 당초 지난달 말 평양행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진전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격 취소를 결정, 방북이 무산됐다. 폼페이오 장관이 “아주 조만간” 방북할 것이라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혀온 점 등에 비춰 이번 4차 방북 시기는 10월 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번 방북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 간에 이뤄진 약속 이행에 관련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약속 이행에 관련한 추가 진전’에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포함된다고 나워트 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복수의 한미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과 발사대, 그리고 영변핵시설을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 전문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영구폐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9월 평양 공동선언’ 내용과 일치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및 비핵화-체제보장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핵시설 사찰방안에 대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핵전문가들을 동원한 특별사찰을, 북한은 IAEA의 일반사찰이나 참관을 요구해왔다.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ㆍ종전선언에 대한 협상은 폼페이오 장관의 내달 평양 방문 이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사찰단 허용과 함께 검증 의향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처음부터 검증을 얘기해왔으며, 어떤 핵 합의라도 검증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며 “검증을 확실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물건을 자세히 보지도 않은 채 덮어놓고 사는’(buy a pig in a poke) 일은 없을 것”고도 강조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계기 종전선언문 채택여부는 아직까지 미지수인 상태다. 폼페이오 장관은 CBS방송에도 종전선언 서명여부에 대해 “알기 어렵다. 어떻게 귀결될지 예단하길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진짜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에 따르면 종전선언문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닌 연내 남북미 정상회담 계기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 “정상회담이 언제 열릴지 모른다”며 “10월에 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후 어느 시점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10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준비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며 “그리고 우리는 두 정상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올바른 여건을 확실히 만들길 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munja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