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 시대…한국의 현주소]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수소차-전기차는 경쟁아닌 보완관계”


“수소차, 시장작아 비싼 비용이 한계”
“수소·전기차 장단점 달라 공존할 것”

“수소전기자동차와 순수전기자동차는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상호 보완 관계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직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수소전기차 대신 순수전기차 만으로도 충분히 친환경차 시대를 열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기상<사진>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는 이렇게 답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만난 이 전무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어느 하나가 옳은 것이 아니라, 모두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모두 전기모터를 돌린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전기차는 리튬이온전지(2차전지)를 사용하고, 수소전기차는 연료 전지(Fuel cell)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는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주입한 뒤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분해 방식으로 전기를 뽑아낸다는 것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는 전기차가 수소전기차보다 유리하다. 리튬이온전지 가격은 지난 2005년 킬로와트시(kWh) 당 1500달러에서 2014년 300달러로 하락했고, 2020년께는 100달러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수소전기차 보급률이 미미한 점도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 전무는 “연료전지 시스템이 전기차보다 비싼 이유는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데 연간 3000~4000대의 판매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고, 따라서 연간 20만대 이상 판매되는 전기차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비교해 갈길이 먼 듯 보이지만, 이 전무는 결국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차의 동력원인 ‘배터리’가 지닌 한계 때문이다. 이 전무는 “전기차가 무공해차라고 하지만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얻는 것이 무공해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전기차는 폐배터리 처리가 골치”라고 지적했다.

배터리는 열기를 가하면 폭발해 소각이 불가능할 뿐더러 원재료 중 하나인 전해액이 강력한 독성을 띠고 있어 땅에 함부로 묻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중국에선 이미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자원(원재료)도 그 양이 한정돼 있어 완전한 친환경차라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소는 굳이 따로 생산을 하지 않아도 산업 현장 곳곳에서 추가 비용이나 노력 없이 부산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생산된 공기도 얼마든지 공기 중에 배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기차는 1회 완전 충전시 주행 가능한 거리가 현재로선 대부분 200㎞ 안팎, 3세대 전기차가 400㎞를 넘는 수준이지만 수소전기차는 현대차 넥쏘 기준 600㎞를 거뜬하게 달릴 수 있다. 또 전기차가 충전 방식에 따라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이 2~8시간이라면, 수소전기차는 10분에 불과한 것도 큰 차이다.

이 전무는 “이런 장단점을 토대로 가동률이나 장거리 운행이 중요한 상용차는 향후 수소전기차 위주로, 도심 중심의 승용차는 순수전기차 위주가 될 것”이라며 “말하자면 가솔린차와 디젤차처럼 공존한다는 의미”라고 전망했다.

실제 현대차도 순수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개발 비중이 비등하다고 이 전무는 귀띔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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