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송이 채취…나홀로 산행하다 잇단 참변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송이버섯은 독특한 솔향을 발산하는 가을철 별미로 고가에 팔린다.

’송이가 나는 곳은 자식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 장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진=123rf]

하지만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채 홀로 험한 산을 타며 송이 채취에 나섰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참변을 당할 수 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22분께 충북 옥천군 안내면 야산에서 이 지역 주민 A(77·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틀 전 버섯을 따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못했다. 그가 숨진 채발견된 야산은 자택에서 불과 3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험한 산비탈을 약 30m 굴러떨어져 변을 당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험한 산에 A씨 혼자 버섯을 따러 갔다가 실족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버섯을 따는 사람들은 이른 새벽 송이 채취에 나선다. 이 때문에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경우에도 신속한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구조·수색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25일 오후 6시 52분께 경북 청송군 파천면 마을 야산에서 송이버섯을 채취하러 갔던 B(6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같은 날 이른 아침 송이버섯을 따러 마을 야산에 갔다가 귀가하지 않았고 부인이 오후 5시 12분께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야산을 수색하다가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버섯 채취를 하다가 산악 사고를 당하는 사람은 대부분 체력이 약한 노인”이라며 “산에 오르면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색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충북 괴산에서는 버섯 채취를 하려고 집을 나선 80대가 열흘 넘게 연락이 끊겨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 중이다.

괴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8시께 “버섯을 따라 나간 C(85)씨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C씨는 지난 19일 오전 6시께 버섯 채취를 하려고 대야산으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명과 인명 구조견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일주일 사이 강릉·옥천·괴산·청송서 버섯 채취를 하던 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가을철 버섯 채취를 위해 산행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9월 산악 구조 건수가 전달보다 3배가량 늘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행선지를 알리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 옥천소방서 구조대장은 “무리한 산행은 삼가야 한다”며 “요즘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외투를 챙겨 조난 시 저체온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