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전형적이어도 중독성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차이와 반복, 익숙함속의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갓창정’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19일 발매된 임창정 정규 14집의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가 국내 모든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서 퍼펙트 올킬 달성, 5일 째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며 음원차트 장기집권에 돌입했다.

발매 직후 1위가 아니라 꾸준한 상승으로 지난 24일 1위를 차지한 후 1위 차트를 점점 늘려가며 인기를 뽐내고 있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기존의 ‘소주 한잔’ ‘기다리는 이유’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그 사람을 아나요’을 잇는 전형적인 임창정표 발라드다. ‘벌스’에서 차분하게 감정을 고조시키다 ‘후렴’에 이르러 감정을 잔뜩 실어 간드르지듯 애절하게 내뱉는 아날로그적 구성이 매번 비슷하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에서도 ‘사랑 누구나 하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시작의 이유도 헤어짐의 이유도/그땐 모르기에 그저 치열한 날들/우린 어떤 사랑을 했었나요 그 가슴에’에서 고음으로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임창정에게는 왜 새로운 노래를 내놓지 않느냐고 말하기가 무색해진다. 이 절규하는 듯한 후렴 부분이 중독성을 수반해 계속 듣게 하기 때문이다.

임창정에게는 차이와 반복, 익숙함속의 새로움을 생각하게 한다. 비슷한 노래가 계속 나오는 데도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임창정은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다른 스타일의 노래도 있지만, 노래 대다수가 전형적인 구성과 창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이 지점이다.

조금은 진부해보일 수도 있는 흔한 발라드의 애절한 가창은 임창정의 최대 장기다. 임창정이 부르면 비슷해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운전 실력’이 있다.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실험하라고 하기 보다는, 비슷해 보여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곡을 깊이 파들어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본인도 새로움이냐, 익숙함이냐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작사와 작곡에도 임창정(작곡은 멧돼지와 함께 함)이 직접 참가해 곡을 더욱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했다. 이번 노래는 (여성과) 헤어지고 나서 감정을 추스르는 내용이다. 전형적인 이별 노래다. 임창정의 발라드는 대부분 애인과의 이별의 정서이다. 보편적인 이별의 감성이 임창정의 목소리에 입혀지면 대박이 나곤 했다. 이 패턴은 언제까지 유효할지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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