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심비 ①] ‘나심비’ 좋은 커피 선택? 이것만은 양보 못해

카페 매장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 모습.

- 커피 구매시 가격과 품질 모두 고려
- 원두는 신선도ㆍ숙성도 꼼꼼히 따져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개인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인 ‘나심비’가 소비자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식음료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특히 기호식품인 커피 역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맛과 향은 기본으로 더 좋은 원료를 사용하거나 기능성을 더한 프리미엄 커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이 마신 커피는 1인당 512잔에 달하며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11조7397억원으로 영화 시장(5조4888억원)의 2배를 넘는 산업 규모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증가하는 커피 소비량만큼이나 소비자의 커피 취향과 구매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서울카페쇼 사무국이 설문조사한 ‘대한민국 커피백서’를 살펴보면 원두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 제품 구매 시, 품질과 가격에 대한 고려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54%)이 가격과 품질을 모두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어 비싸도 품질이 좋은 커피를 구입한다는 응답자가 29%인 반면 품질이 낮아도 저렴한 커피를 구입한다는 답변은 9%에 그쳤다. 즉, 커피 소비에서도 가격에 상관없이 자기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나심비’ 소비 형태가 두드러진 셈이다.

또 집에서 나만의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가 트렌드를 넘어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원두에 대한 소비자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원두 구입 시 신선도와 숙성도(62%)를 가장 많이 따졌고 개인적인 맛 선호도(51%), 가격(36%), 원산지(19%) 순으로(복수 응답 가능) 나타났다. 특히 집에서 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커피 주문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으로 응답자의 절반이상(52%)이 원두와 신선도를 꼽았다.

아울러 원두커피 구매 시에는 ‘로스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두커피를 선택할 때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응답자의 49%가 해당 커피 원두를 볶은 로스터를 1순위로 꼽았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커피는 국내 도입기부터 원산지(농장)에 따른 선호도가 존재해 원산지를 제품 홍보의 중요한 포인트로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많은 소비자가 커피 구매 시 로스터를 중요시하는 만큼 향후 국내 커피 시장에서 로스터가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가 수준으로 커피를 잘 아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로스팅과 원두 상태가 커피 선택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면서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은 커피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졌다”며 “소비자의 고급화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뒷받침돼야 커피 시장이 양질의 방향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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