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욱일기 논란…한국은 게양자제 요청, 일본은 거부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 앞에서 욱일기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해군, 국제관함식 중 해상사열 하루만이라도 욱일기 달지 말라 요청
-일본 “국제 관례상 비상식적 요청, 예의 없는 행위라 수용불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일간 오는 11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해군 국제관함식을 앞두고 욱일기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정부 측은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군함이 욱일기를 국제관함식 기간 중 하이라이트인 해상사열 때만이라도 게양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지만, 일본 측은 오히려 “한국 측 요청은 예의가 없는 행위”라며 적반하장격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측은 한국의 요청이 계속되면 불참도 고려한다는 입장이어서 일본 측 군함이 불참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일본의 욱일기 사용에 분노하는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우리 정부가 일본 군함을 먼저 불참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해군은 오는 10일~14일 제주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이른바 ‘욱일승천기’ 게양 논란과 관련해 일본 측과 계속 협의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해군은 1일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여하는 15개국 함정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달아달라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면서 “일본 측과도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지난 30일 “일본 측에 욱일기에 대한 우리 국민정서를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군은 지난달 26일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여하는 15개국 함정에 공문을 보내 해상사열 때는 군함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달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통상 각 국 군함은 자국 국기와 부대기를 게양하지만, 해상사열 때는 부대기 대신 태극기를 달아달라는 요청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54년 발족 당시부터 부대기로 욱일기를 채택해 사용해오고 있다. 하지만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구 일본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당시 구 독일군이 사용하던 나치 깃발(하켄 크로이츠)과 함께 전범기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일본 측은 이런 요청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자위함기 게양은 국내 법령상 의무다. 유엔 해양법조약에서도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면서 “(제주관함식에서 욱일기를) 당연히 달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자위대 간부도 29일 산케이신문에 “국적을 표시하는 자위함기는 국가 주권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욱일기를 함선에서)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데다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13일 무라카와 유타카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막료장(우리의 해군참모총장격) 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역사를 제대로 직시한다면 스스로 게양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라며 독일이 2차 세계대전 패전 뒤 ‘나치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한 사실을 상기시키는 등 한국 여론도 들끓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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