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발끈 다시 묶은 한국피자헛…“변화는 꾸준히, 도입은 맨 먼저”

‘변화는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하되, 도입은 과감하게 가장 먼저 한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스티븐 리 한국피자헛 대표. 그는 새로운 콘셉트의 FCD 매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스티븐 리 대표에 ‘피자헛의 변신’ 들어보니
-레스토랑 매장→동네맛집 콘셉트 FCD매장 전환 중
-피자 배달과 포장은 기본…특별한 다이닝경험 제공
-2017년 아태지역 피자헛 중 가장 높은 성장률 기록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피자도 한때는 ‘신문물’이었다. 외식이라곤 짜장면이 최고이던 80년대, ‘미국발(發) 신문물’ 피자의 등장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쫀득한 모짜렐라의 매력도, 토마토소스의 감칠맛도 피자 덕에 알게 됐다. 그 시작은 1985년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피자헛이다. 피자헛의 성과에는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다. 최초의 미국식 피자도입부터 1986년 최초 피자배달 서비스, 1996년 최초의 엣지(치즈크러스트)피자 판매, 1997년 최초의 핫파우치 도입등이 피자헛의 생생한 기록이다.

1990년~2000년대 외식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피자헛은 트렌드 변화로 2010년대 부침을 겪다 지난해 3월 패스트캐주얼다이닝(FCD)매장을 출범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FCD는 동네상권으로 파고들어 고객이 더 쉽게, 더 자주 피자헛을 이용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FCD 론칭 1년 반이 지난 현재, 그 성과를 알기 위해 스티븐 리 한국피자헛 대표를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한국피자헛은 3가지 기준을 세우고 움직입니다. 피자헛의 크고 작은 혁신은 ▷편의성(Ease) ▷정합성(Relevance) ▷차별성(Distinction)을 부합해야 실행됩니다. 편의성은 ‘고객이 편리하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를 따지고, 정합성은 ‘고객이 원하는 것인가’를 점검합니다. 그리고 ‘피자헛만이 줄 수 있는 가치인가’라는 차별성을 따져 전략을 실행합니다. FCD 매장은 이 철저한 원칙을 만족하는 매장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한국피자헛의 수장을 맡고 있는 리 대표의 말이다.

“과거의 외식은 집밖으로 멀리 나가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먼곳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것이 많아진 시대입니다. 온가족이 한 달에 한두 번 특별한 장소로 가던 패턴은 친구, 가족과 가까운 곳에 일상적으로 들르는 패턴으로 바뀌었어요. 피자헛은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위치에, 너무 가볍거나 부담스럽지 않도록 변화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FCD는 기존 피자헛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취했다. 메인상권의 거대한 레스토랑에서 ‘우리 동네 아지트’로 콘셉트를 바꾸고 구리도농, 서울 목동 등에 자리를 잡았다. 컨베이어벨트식 오븐 대신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서 사용하는 데크오븐으로 화덕피자를 추가했다. 혼밥족을 위해 8인치 1인피자(3800원~5500원)와 2~3인용(12인치) 피자를 합리적인 가격(6800~1만500원)에 제공한다. 기존 메뉴의 배달과 포장 역시 그대로다.

리 대표는 2012~2013년 레스토랑형 피자매장이 하락세를 걸었던 데 비하면 리뉴얼이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FCD가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어 기대가 크다는 입장이다.

현재 FCD 9개 매장의 평균 총 주문 건수(매장ㆍ배달ㆍ포장 합산)는 기존 매장에 비해 약 1.5배 높기 때문이다. 배달ㆍ포장 주문 역시 각각 1.1배, 1.4배 정도 높다. 리 대표는 이를 일종의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했다. 

그는 “FCD 고객 재방문의사는 90%에 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며 “특별한 다이닝을 경험한 고객이 다음엔 포장을 하고 이후 배달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현재 9호점까지 출점한 FCD매장은 올해 2개 더 늘릴 계획이다. 5년내 전체 매장의 25~30%를 FCD 매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란다.

리 대표는 “앞으로도 더 특별한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끊임없이 시도하고 과감하게 도입할 것”이라며 “업계 최초로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를 시범운영했던 것처럼 고객도 즐겁고 직원에게도 도움이 되는 푸드테크도 지속적으로 시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글로벌 피자헛 조사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올해 초 2017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피자헛 중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8월 기준으로 2016년 이후 2년간 주문건은 총 28.1%가 증가했으며 월 평균 고객수와 재구매 고객은 각각 40%, 43% 늘었다. 지속적인 홈페이지와 앱 개편으로 디지털채널을 통한 주문 건수 역시 2016년에 비해 61% 성장했다.

▶스티븐 리 대표는

2015년~현재. 한국피자헛 대표이사
2013~2015년. 한국피자헛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2011~2012년. 염 레스토랑 인터내셔널(Yum Restaurant International) 이사
2004~2011년. 펩시코(PepsiCo) 수석 연구원
1994~2004년. 크래프트푸드(Kraft Foods) 영업 재무 관리자
2002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졸업
1993년. 미시간주립대 포장공학과 졸업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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