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 젤리처럼 흔들리다 무너졌다…강진 덮친 인니 사망자 수천명 이를 듯

지진ㆍ쓰나미로 폐허가 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AP연합뉴스]

1일 오전까지 사망 832명…미확인 희생자 ‘눈덩이’
현지 비상기간 선포…전염병 막기 위해 대규모 매장 시작
전문가 예상넘은 위력…정부 시스템 미비 피해 키워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지난 9월 28일 인도네시아를 덮친 강진과 쓰나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싱가포르인 응 콕 총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묵던 술라웨시섬 팔루 머큐어 호텔 건물이 마치 젤리처럼 흔들리더니 먼지를 뿜어내면서 무너졌다”고 떠올렸다.

1일로 재해 발생 나흘이 지났지만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불어닥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구조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는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쓰나미 대응 체계 미비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영자신문인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술라웨시 지방정부는 오는 11일까지 비상 기간을 선포했다. 정부는 피해 지역에 구제기금 3760만달러(약 417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전염병을 막기 위해 술라웨시섬 팔루 지역에 최소 300명 이상을 묻을 수 있는 공동묘지를 파고 있다고 밝혔다. BNPB는 1일부터 희생자들을 매장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30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사망자가 832명이다. 하지만 통신 두절인 지역이 많아 최종 사망자는 수천명에 달할 전망이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최종 사망자 숫자는 수천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팀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구출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장비 및 인력 부족으로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구조팀은 건물 잔해 속에서 비명 소리와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수토포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지진ㆍ쓰나미가 발생했을 당시 팔루 지역에는 외국인 71명이 있었다. 대부분의 소재가 파악됐지만 한국인 1명과 프랑스 관광객 3명, 말레이시아 관광객 1명 등 5명이 행방불명됐다.

팔루 지역의 인구는 35만명이다. 집들은 거의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었는데 대부분 양철지붕의 판잣집이다. 이번 지진ㆍ쓰나미로 집들은 물론 병원, 이슬람 사원 등이 파괴됐다.

CNN방송은 수백명이 부상을 입고 최소 1만7000명이 집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수천명의 이재민들은 겨우 찾은 몇몇 소지품들을 비닐봉지에 넣어 들고 야외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은 여진에 대한 공포로 실내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사흘 동안 야외에서 밤을 새운 생존자들은 음식, 물 등을 구하기 위해 상점을 털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을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민들에게 추가 지진 및 쓰나미가 올 것이라는 소셜미디어 상의 가짜 경보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인도네시아 쓰나미의 위력에 과학자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지구물리학자인 제이슨 패튼 훔볼트주립대 교수는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이 쓰나미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정도 규모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저녁에 발생한 규모 7.5의 강진은 30분 뒤 6m에 달하는 쓰나미를 일으켰다.

이번 지진은 단층면이 수직이 아닌 수평을 이루는 단층(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보통 쓰나미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가능하다고 패튼 교수는 설명했다. 예를들어 주향이동단층의 파열된 부분이 지진으로 인해 움직이면서 쓰나미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의 쓰나미 경보 시스템 미비가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진 발생 후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지만 30분만에 이를 해제했다. 경보가 해제된 직후 쓰나미가 몰려왔다.

루이스 컴포트 피츠버그대학원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지진계만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한계가 있다”며 “쓰나미 탐지용 22개 센서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갖고 있지만 잘 유지하지 못했거나 파손되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규모 9.1의 강진이 발생해 25만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최첨단 쓰나미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정부 기관 사이의 갈등과 지연으로 고작 10억루피아(약 7500만원)만 투입됐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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