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한국경제 분기점]미중 무역전쟁ㆍ금리인상 등 리스크 관리 및 민생안정 급선무


L자형 침체 vs 완만 회복 고비…예산-세제 국회 심의, 중대 변수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일자리와 소득분배 악화에 투자 부진으로 경제활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우리경제가 4분기에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전면전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전쟁에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 불안 확대 등 대외 위험(리스크) 요인들이 증대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예산과 세제 개편안 등 향후 정책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현안들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된다.

특히 격렬한 논쟁에 휩싸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심리를 안정시킬 정책적 대안이 마련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리스크를 포함한 경제 변수들이 제대로 관리되고 민생 안정의 계기를 마련하느냐 여부에 따라 우리경제가 다시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할지, 아니면 ‘L자형’ 장기침체에 빠질지 행로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대외 리스크가 꼽힌다. 무엇보다 한국의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은 고율 관세와 보복 관세를 주고 받으며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지난달 24일부터 20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10~25%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5~10% 보복관세로 맞받아쳤고,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267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G2의 강대강(强對强) 대결로 세계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G2의 무역전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달에 이어 12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돼 신흥국 위기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는 이미 구제금융 체제에 들어갔고, 브라질,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대외 건전성이 비교적 우수한 한국 등으로의 전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기에 신흥국 위기가 심화됐던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때문에 4분기 우리경제의 안정을 위해선 무엇보다 대외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이달에 미국의 환율보고서가 발표돼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파장이 확대될 수 있고, 11월 미 중간선거와 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등 대형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는 환경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국내적으로는 20년전 외환위기 이후 최악에 빠진 일자리 사정과 갈수록 악화되는 소득분배, 얼어붙고 있는 기업투자 등을 반전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의 경영환경을 개선할 실효적인 조치를 통해 저변의 경제심리를 회복시키는 것도 숙제다. 김동연 부총리가 밝힌 근로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등 정책의 구체적인 수정ㆍ보완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7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개편안에 대한 국회 논의는 향후 경제 향방을 좌우할 중대 변수다. 국회는 이달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 이어 본격적인 예산 및 세제개편안 심의에 들어간다. 국회가 심재철 의원의 재정정보 불법유출 의혹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 경제 관련법안 처리에서 보여준 협치를 발휘하길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우리경제에 대한 시각은 최근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0.3%포인트 하향조정하면서 경기둔화 가능성을 경고했고, 국내 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경제가 불확실성의 터널을 지나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수 있을지 4분기가 관건인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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