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 빠트린 것…감독 재량권은 성역이 아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군 면제’가 걸린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선발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국민들의 지적이 빗발치고 이에 국회가 정기 국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나서자 오래도록 침묵하던 선동열 감독이 국회에 전달한 입장문을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사안의 핵심은 입대 연령이 상한선에 도달했던 몇몇 선수가 지난해, 경찰청 입대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는, 올들어 객관적으로 공수주 종합실력에서 국가대표가 될 정도에는 미달되는데도 마치 ‘국대 예약’이나 된 것 처럼, 대표선수에 선발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이다.

아시아경기대회 때마다 아마추어 선수들도 함께 뽑았던 관례를 무시하고 대표팀 전원을 프로선수로만 선발한 것도 경기력 외적으로, 구단들의 청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상당수 야구인과 국민들은 정운찬 KBO 총재까지 사과한 마당에 선동열 감독이 그동안 입을 닫고 있는 바람에 의혹을 키워 결국은 국정감사에 까지 간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이다.

엠스플뉴스에 따르면,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에 대한 국가대표 야구 감독 선동열의 의견’이라는 제목이 달린 선 감독의 입장문은 A4 용지 5장 분량이다.

그는 이 문건에서 ‘스포츠인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어 ‘국가대표 선발 행위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했다.

또 ’비공개를 전제로 KBO를 통해 선발 기준 및 통계 등 근거자료를 언제라도 제출하겠다‘라고 했다.

선 감독은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한다고들 한다. 국가대표 야구감독이라면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통해야 하고, 결과로 책임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아시안게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일본을 이겼고, 금메달과 즐거움을 선사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선 감독은 여러 곳에서 틀렸다. 스포츠인을 국정감사 등 정계 청문회에 채택하면 위험스런 요소가 있고,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는 법 조항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또 비공개를 전제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선수 개개인에 관련한 세부 기록은 이미 일반 국민도 쉽게 열람할 수 있을 정도로 KBO 홈페이지 등에 자세히 공개돼 있다. 객관적인 실력에 관한한 공개하지 않을 내용이 더 있지 않다.

‘국가대표 선발이 감독의 고유권한’이라는 말로 모든 게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국민, 야구감독은 물론 대통령도 단죄한다.

석연찮은 구석이 있을 때 우리는 이른바 ‘의혹’을 제기한다. 그리고 불법이 있지 않았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원칙을 따르고 근거를 명확히 갖춘 선발이 아니라면 국가대표 선발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 ‘공무 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하고, 국가대표를 객관적인 원칙과 공개적인 근거에 따라 선발하지 않은채, 특정 후보선수들에게 과도한 호평을 해주는 바람에, 공평한 기준에 의해 선발을 해야 하는 임무를 배신할 경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

부탁이 있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청탁과 함께 비싼 음식점에서 밥이라도 먹었다면 배임수재, 뇌물죄가 가능하다.

감독은 성적으로 말한다지만 일본과 대만은 사회인 선수, 실업선수들이 주축이거나 꽤 많이 포함돼 있었다. 아시안게임 우승은 마치 아래 체급 선수를 이긴 것과 비슷하다.

설사 오타니급 선수들로만 선발된 일본팀을 이겼다고 해서 의혹과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감독이 좋은 성적으로 말한 들, 의혹과 불법, 부조리가 있으면, 판결로 말하는 판사 앞에 선다는 점을 선 감독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감독은 성적으로 말한다’는 얘기를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말과 대구법으로 쓰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한 표현법이다.

선 감독은 체육인 답게 시원시원하게 말하면 된다. 그러면 오히려 칭찬을 받을 것이다. 국민 의혹을 풀 책임은 이 난맥상 의혹을 지켜보는 국민에게 있는게 아니라 선 감독에게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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