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4차 산업혁명과 사이버보험

4차 산업혁명에 의해 가상(Cyber)의 세계와 물리적인(Physical)세계가 결합되고 있다. 인터넷과 자동차의 결합인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인터넷과 주택의 결합인 커넥티드 홈(Connected Home)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되고 있다.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진화해감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위험의 특성도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보유출이 사이버 사고의 주를 이루었다. 대부분의 경우 물리적 피해가 수반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과 사물이 결합되면서 사이버 사고의 영향이 단순히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 피해를 가져오게 되었다. 실제로 몇 년 전 독일의 한 철강회사는 사이버 해킹으로 인해 용광로가 망가지는 피해를 입었다.

사이버 위험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사이버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의 영위나 영업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빠른 피해복구가 중요해졌다. 피해복구를 위한 재원 조달 방식에는 크게 사후방식과 사전방식이 있는데, 사전방식이 보다 안정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예가 보험이다.

사이버보험이 효과적인 리스크재무(Risk Financing) 수단이기는 하나 공급측면과 수요측면의 여러 제약 요인에 의해 가입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사이버 위험의 경우 재앙적 수준의 피해로 인한 손실 가능성 때문에 보험회사가 적극적인 상품 공급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공급하더라도 보험료를 높게 책정해서 수요자의 보험 가입을 유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위험에 상응하는 수준보다 낮추어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것도 보험제도의 건전성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보험제도의 건전성도 유지하면서 보험 가입률을 제고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사이버보험에 국한해서 접근하기보다는 사이버 위험관리라고 하는 보다 큰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피해구제에만 초점을 맞추어 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근원적인 문제해결책인 위험완화와 피해구제를 병행하여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이버보험에 가입하고 정부에서 정한 사이버 보안 가이드라인에 상응하는 보안 시설을 구축한 경우에는 세액공제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보험료를 낮추어주기보다는 위험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유인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해주면 보험 가입률을 제고하면서도 보험제도의 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 큰 사고가 발생한 이후 피해구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보험제도나 정책이 도입되곤 했다. 미리미리 준비했더라면 피해규모와 복구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사이버 위험의 경우에는 선제적인 대비를 통해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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