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호 AG대표 선발 회의록은 ‘가짜‘…“사후 작성”

KBO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는 오지환의 ‘실책’ 등 기록은 없었다. 홈런 등 긍정적인 기록에 대한 과장, 실책 등 부정적 데이타의 공개배포 누락 등의 정황도 나타났다.

손혜원 국회의원 국감자료 통해 폭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국회에 제출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록은 선수 선발 및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명단 제출 이후에 ’사후 작성‘된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혜원 의원은 8일 “제출한 회의록의 내용을 볼 때, 야구 대표팀 선수 선발의 공정성 논란을 의식한 KBO 및 선동열 감독 측에서 최종 명단을 정당화하기 위해 회의록을 사후에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KBO회의록이든, 국회제출 문건이든 공문서는 사안의 본질을 훼손하는 단 한 글자만 틀려도 가짜 혹은 위조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손의원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과 대한체육회는 10월 4일 자신이 요구한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선발 회의록과 관련해 두 가지 자료를 제출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AG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록’(이하 회의록)이라는 제목의 문서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이하 자료)라는 제목의 문서이다.

이들 문서는 선동열 감독과 KBO가 제출했다고 밝힌 문서이다. 앞서 선동열 감독과 KBO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회의록은 대한체육회에 이미 제출한 상태며 문체부에도 관련 자료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문서를 살펴본 결과, ‘회의록’은 회의 당일 선수 선발의 평가 근거가 된 자료가 아니라 다른 자료를 가지고 추후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손의원은 폭로했다. 선발 결과가 논란이 되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작성해 놓은 것이거나,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가 오자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최종엔트리 선발 회의가 있었던 날은 2018년 6월 11일이며, KB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6월 15일까지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자료’의 작성일은 6월 11일로 기재되어 있으나, ‘회의록’의 작성일은 회의가 있었던 시점에서 8일이 지난 6월 19일로 되어 있다.

문제는 이 회의록은 단순히 작성만 늦게 된 것이 아니라 실제 회의 결과와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회의록에는 ‘평가근거’라는 항목을 통해 선발된 선수들 기록이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해당 기록들에 대해 ‘6월 19일(화) 기준. 이하 같음’이라고 쓰여 있다. 회의록 내용 대로 라면, 11일 진행된 회의에서 19일까지의 기록을 평가근거로 선발했다는 것이 된다. 즉, 선발 과정에 대한 투명성 논란을 의식해 애초에는 없던 회의록을 사후에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손의원은 지적했다.

또한 ‘회의록’에는 ‘회의 전일까지의 KBO 리그 정규 시즌 성적, 과거 국제대회 성적 및 경험 등을 바탕으로 평가하여 24인의 최종 엔트리를 선발함’이라고 되어 있지만 회의 당일 쓰인 것으로 보이는 ‘자료’에는 ‘과거 국제대회 성적 및 경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관련 국민일보는 다른 국회의원 입수 자료, KBO 배포자료 비교 인용 등 취재를 통해 같은 맥락의 ‘가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지난 6일 오후 ‘야구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지난 6월 11일 3시간 동안 최종 엔트리 24명에 대한 회의를 했다. 그리고 KBO는 회의 내용을 담아 같은 달 19일 대한체육회에 회의록을 제출했다. 그리고 KBO는 지난 4일 선 감독 기자회견 당시 회의록이 존재한다며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6월 11일 당시 있었던 진짜 회의록일까.

문제가 되고 있는 오지환 부분을 보자. 6월 10일까지 66게임에 출전해 타율 0.300(29위), 홈런 4개(1위), 33타점, 44득점(7위), 도루 7개(10위)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밑에 찍힌 통산 기록을 보면 73경기를 치른 자료가 붙어 있다. 6월 10일까지 LG가 소화한 경기는 66경기였다. 그런데 73경기가 치렀다고 적혀 있다. 3할 2리의 타율, 43타점과 51득점이 적혀 있다. 한 장의 자료에 담긴 수치가 다른 것이다. 그날 회의록에서 논의된 통산기록 자료가 아닌 것이다.

홈런 부분을 보자. 4개로 1위라고 적고 있다. KBO가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에게 제출한 회의록 자료를 보면 8명의 국가대표 유격수 후보들의 성적이 자세히 나온다. 1위가 아니라 후보군 중에서도 5위였다. 1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 자료와 기자들에게 배포한 회의록이 다른 것이다.

그리고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 자료에는 실책 10개와 삼진 67개라는 수치가 적혀 있는 자료를 제출했다.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는 없던 내용이다. 분명한 것은 회의록이 6월 11일 당시 토론 내용을 기초로 작성된 진짜 회의록은 아닌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손혜원 의원은 “ KBO와 선동열 감독 측은 졸속으로 회의록을 작성한 경과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급조한 가짜 회의록을 통해 선수 선발과정의 불투명성을 가리려 한 점에 대해 사과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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