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방탄소년단과 방시혁의 시너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인기를 얻기 시작할 즈음 이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너무 호들갑을 떨면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외국 언론들이 더 난리다. 그것도 죄다 유력매체들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방탄소년단 시티필드 공연을 “땅이 흔들릴 정도였다”고 했다. 영국 BBC 방송은 방탄소년단을 “21세기 비틀즈”라고 했다. 

얼마전 폴 매카트니가 36년 만에 빌보드200 차트(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을 때도 방탄소년단이 그전에 이미 연이어 올린 기록이라 기분이 뿌듯했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4일 열리는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훈장인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 정부에서 주는 문화훈장은 단체가 아닌 개인에게 주어지는 관례에 따라 멤버 7명 모두에게 각각 훈장이 수여된다.

방시혁은 방탄소년단을 만나 시너지를 창출했다. 총을 유난히 좋아하는 방시혁은 이성과 이별한 심정을 총맞은 것처럼 아프다고 노래한 ‘총맞은 것처럼’을 작사 작곡하고 총알을 막는다는 의미의 당시로는 다소 생뚱맞은 이름을 그룹명으로 지었다. 요즘은 휴대폰 7~8개를 사용하며 마치 정보원을 방불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다.

사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의 시작은 방시혁이 음악프로듀서인 피독을 통해 16살 RM(당시 랩몬스터)을 만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방시혁은 “RM이 16살때 만든 믹스테이프를 듣고 세상에 천재란 것이 있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 친구를 데뷔시키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부산에서 힙합을 하던, 힙합에 대한 목마름이 큰 이 소년을 알아보고 최종적으로 방탄소년단을 세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시혁은 음악 지형도를 잘 그렸다. 물론 걸그룹 글램 등 쓰라린 실패 경험을 통해서다. 기획사가 개별 가수를 띄우는데 목을 매야 했던 시절을 바꿔 오래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글로벌 스타의 주체는 아이돌이라는 점은 확신했지만, 단기상품이라는 예전 형태로는 힘들다는 점을 알았다. SM, YG의 성공 모델을 참고하면서 시장을 좀 더 디테일하게 읽어나갔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아이돌을 아티스트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뮤지션의 아우라를 만드는 작업을 더해나갔다.

아티스트란 세상에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던지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학교, 청춘, 러브 유어셀프에 대해 이야기하듯. 멤버들에게는 하고싶은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하게했다. 방시혁은 외국에서는 아이돌이 하는 그 일을 한국의 아이돌에게 부여했다.

방시혁이 방탄소년단이 아티스트로 가기 위해서는 힙합이라는 장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블랙뮤직과 힙합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좋아하는 장르인데다 아티스트적 속성을 부여하는 데 힙합만한 게 없었다.
 
힙합은 자신이 직접 가사를 써야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캐릭터를 구축하기에도 좋다. 방탄소년단이 데뷔하는 2013년을 즈음해서 카니예 웨스트, 캔드릭 라마 등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부상했다.

방탄소년단은 미주의 백인과 남미 현지인, 10~20대뿐만 아니라 30~50대도 좋아하고 메이저와 인디 할 것 없이 다 좋아하는 데에는 방시혁과 방탄소년단의 치밀한 궁합 전략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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