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정책 바뀌나…지도부 회의서 ‘시진핑 정책’ 사라져

 

 

PYH2018101916410034000_P4중국 공산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 회의 결과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세웠던 주요 경제정책이 사라져 중국 경제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정치국 회의 결과 발표에서는 중국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놓인 점을 인정하고 향후 ‘안정 속 발전’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발표는 중국 지도부가 처음으로 경기 둔화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또 다른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바로 시진핑 경제정책의 핵심을 이루는 ‘금융위험 통제’, ‘빈곤 퇴치’, ‘환경 개선’ 등 3대 정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3대 정책은 중국 경제가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시 주석의 생각이 반영된 정책이다.

그 요지는 기업과 가계의 부채를 축소해 금융위기 가능성을 막고, 복지 확대를 통한 빈곤층의 삶의 질 향상, 강력한 오염물질 배출 통제를 통한 환경 개선 등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3대 정책은 2015년 12월 시 주석이 당 지도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이후 열린 8번의 지도부 회의에서 모두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정치국 회의 결과 발표에서는 3대 정책이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고 일부 기업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크다”, “자본시장 개혁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에 활력을 고취해야 한다” 등의 새로운 문구가 들어갔다.

이는 중국 경제정책의 일대 변화를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노무라증권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마침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중국 정부는 직면한 중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시진핑 경제정책의 핵심인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나 위급하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가 마침내 인정했다는 뜻이다.

대신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경기부양과 증시 활성화 등 ‘성장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중국 정부가 앞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 6.6%보다 낮은 6.5%에 그쳤다. 이는 올해 2분기 6.7%보다 0.2%포인트 낮고, 2009년 이후 최저다.

SC은행의 딩솽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친(親)성장 정책’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사회기반시설 투자, 세금 감면, 통화정책 완화, 신용 확대 등이 신속하게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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