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환경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를 위하여

한때 세계 휴대폰 점유율 1위의 노키아는 핀란드 수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핀란드 경제의 핵심이었다. 그런 노키아가 무너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핀란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핀란드는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경제에게 행운”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바로 스타트업 열풍 때문이다. 노키아의 몰락을 경험하며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창업자들을 위해 핀란드 정부는 적극 지원을 펼쳤다. 이제 핀란드는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세계적 스타트업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단군 이래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창업 육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창업기업의 73%가 5년 이내 문을 닫는다고 할 만큼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준비가 안 된 채 섣불리 뛰어들어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좋은 아이디어임에도 자금과 정보 등이 부족해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 분야의 스타트업 시장 분위기는 꽤 긍정적이다. 가습기살균제, 미세먼지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환경문제들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환경 인식도 높아지고,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 환경 스타트업이 생동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시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환경산업이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초기 자금투입이 큰 편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환경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생태계 확산에 힘쓰고 있다. 먼저, 환경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국민 체감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전 국민 대상 환경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래 주인공인 학생들에게 창업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창업체험센터를 운영하고 환경 분야 창업동아리도 육성한다. 잠재력은 있지만 노하우가 부족한 청년 창업가를 풍부한 경험의 장년층과 연결하여 스타트업으로 육성하는 세대융합 창업캠퍼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성장한 스타트업은 환경벤처센터에서 본격 시장진출을 준비할 수 있다. 인천 환경산업연구단지에 위치한 환경벤처센터는 총 91개 벤처기업을 육성한 환경 창업사관학교다. 대표적 사례로 토양정화 기업 에코필은 설립 초기 센터에서 기술개발 사업화, 투자유치 등을 지원받고, 센터 졸업 이후에도 우수환경산업체 지정 등 성장단계별 지원을 받아 현재 매출 10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에코필과 같은 성공 스타트업 100곳을 육성하는 것이 장기 목표다.

오는 12월 우리나라 환경 벤처기업들이 핀란드의 창업 콘퍼런스인 ‘슬러시(SLUSH)’에 참가해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선다. 핀란드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도약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환경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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