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조 예산전쟁…정부 “일자리 등 최대한 필요” 야당 “돈 퍼붓기 안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 질의를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4주 동안 470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저성장 돌파 재정역할 강조

일자리·복지부문 예산 168조원

증가율 각각 22·34.5% 역대 최대

野, 일자리·남북경협 송곳 검증

공무원증원 분야도 삭감 별러

역대 최대인 470조5000억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5일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해 소득주도ㆍ혁신성장ㆍ공정경제의 효과가 체감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야권에서는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다시 세금으로 메우려한다며 대폭 삭감을 예고해 심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현정부 경제 ‘투톱’의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뤄짐에 따라 야권의 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 내년 예산안의 기본 골격을 지킬지도 관심사다.

국회는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5일 오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국회는 6일까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 질의를 펼치고, 7~8일 경제부처, 9ㆍ12일 비경제부처의 예산안 심사를 거쳐 15일부터 소위를 통해 세부적인 예산 항목에 대한 증액과 삭감 등 심의를 진행한다. 이어 이달 30일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자리 침체와 양극화ㆍ저출산ㆍ저성장 등 당면한 경제ㆍ사회 문제에 대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위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9.7%(41조7000억원) 증가한 470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일자리 예산은 올해 19조2000억원보다 22.0%(4조3000억원) 증액한 23조5000억원으로 편성하는 등 복지(보건ㆍ노동 포함) 부문 예산을 올해 144조6000억원에서 내년 162조원으로 17조6000억원 늘렸다. 일자리 예산 증가율은 역대 최대, 총지출 대비 복지 부문 비중도 내년에 34.5%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일자리와 소득재분배를 통한 국민 삶의 질 개선에 역점을 둔 셈이다.

또 혁신창업ㆍ영세소상공인 지원 등 산업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4.3% 늘려 18조6000억원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당초 정부의 중기재정계획(17조7000억원)보다 8000억원 증액한 18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외에 국민체육센터와 노후 공공도서관 리모델리 등 지역밀착형 생활SOC에 8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경제활력에도 역점을 두었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다.

반면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일자리와 남북협력 등 선심성ㆍ퍼주기 예산이 많다며 20조원의 삭감을 예고하면서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효과가 없는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고 공무원 증원 등 방만한 예산을 집중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최대 예산이 배정된 일자리ㆍ복지는 물론 SOC, 남북경협 등 곳곳에서 치열한 줄다리기와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이번 예산안 심사는 경제상황 악화와 정책 방향에 대한 잇따른 불협화음을 냈던 김 부총리와 장 정책실장의 교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진행돼, 지난 1년여 동안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효성 및 정책방향에 대한 논란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지난 1일 기재부 간부회의를 갖고 “기재부가 중심이 돼 예산 국회에 적극 대응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년 이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 심의ㆍ통과에 기재부가 중심을 잡고,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적극 대응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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