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무상급식 ? 복지 포퓰리즘 ?

“2011년 당선 이후 처음 결재한 서류가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안이었는데, 이를 중학교까지 확대해 약 70만명의 학생들이 친환경 무상급식의 혜택을 봤습니다. 이제 고등학교까지 확대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2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친환경 무상급식’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서울시와 자치구,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021년 국ㆍ공립, 사립 등 학교 유형과 관계없이 서울의 모든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양질의 ‘친환경 학교급식’을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1302개교, 93만여 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여기에는 총 7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무상급식이 이뤄지면, 고교 학부모는 연간 약 80만원 가량의 급식비를 절약하게 된다.

‘무상급식’은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올려놓은 계기였다. 서울에서 무상급식 문제는 지난 2011년 처음 불거졌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새누리당은 소득기준 하위 50%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자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자고 맞섰다.

오세훈 시장은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해 8월24일 주민투표 결과는 최종 투표율 25.7%로, 투표함을 개봉할 수 있는 투표율 33.3% 달성에 실패했다. 결국 오세훈 시장은 이틀 뒤인 26일 약속대로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박 시장은 오세훈 시장이 물러나자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돼 현재 서울시 유일한 ‘3선’ 시장이 됐다.

이후 2011년 서울시가 시교육청, 자치구와 함께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친환경 학교급식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의무교육 대상인 초ㆍ중학교 전 학년으로 이를 확대했다. 현재는 공립초등학교와 국ㆍ공ㆍ사립중학교 총 939개교 전 학년에서 친환경 학교급식이 시행중이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그간 무상급식 대상이 아니었던 사립초등학교와 국제중학교도 이번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학교 화장실 등 시설 공사를 하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쓰는게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무상급식 보다는 급식을 질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무상급식 실시 후 급식의 질이 낮아져 급식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는 문제도 있다. 무상급식 보다는 집값이나 물가를 잡으라는 요청도 이어진다.

세금을 재원으로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무상급식은 세금이 들어간다는 면에서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권을 노린 박원순 시장의 선심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보편적 복지’ 보다는 ‘선별적 복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장 무상급식 확대의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올해 기준 무상급식 예산은 약 4533억원에 달한다. 이를 서울 전체로 확대하면, 2019년 970억원, 2020년 1580억원, 2021년에는 약 22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예산지원 비율은 서울시 30%, 서울시교육청 50%, 자치구 20% 등이다.

내년에는 동대문구를 비롯한 9개 자치구가 시범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교 규모 상위 5개구인 노원, 강남, 은평, 강서, 송파구가 내년도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강남 3구’ 역시 빠졌다. 강남 3구는 재정 자립도가 높지만, 고교생 수가 현재 4만9179명으로 서울시의 19%를 차지해 예산 부담이 크다.

전세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OECD 31개 회원국 중 20개국에 달한다. 11개국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곳은 핀란드와 스웨덴 뿐이다.

일본은 공립학교는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영국와 미국은 공립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사회보호 대상자들 만을 위한 선별적인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 ‘보편적 교육복지’ 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건강한 학교급식을 잘 먹고 건강히 자라는 것이다. 굳이 무상급식이 필요하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혈세를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더욱이 질좋은 급식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서울시 전체 초ㆍ중ㆍ고등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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