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마이크로닷, 활동 중단 발표보다 더 중요한 일

법적 책임 없다지만 당장 해야 할 일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래퍼이자 방송인인 마이크로닷(25·본명 신재호)의 부모가 과거 사기 혐의로 피소됐고, 마이크로닷의 부모로부터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속속 드러나 공분이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마이크로닷측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만 진행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답답함만 가중시키고 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한 매체를 통해 “조만간 귀국해 조사를 받을 것이고 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도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금 당장 올 수 없다 해도 피해자들이 모여사는 충북 제천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마이크로닷도 보도자료로 입장 한번 발표하고 가만 있을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로닷이 뉴질랜드에 갔다느니 하는 잠적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닷은 처음에는 자신의 부모 사기도피설에 대한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을 준비하겠다고 했다가 “늦었지만, 부모님께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뵙고 말씀을 듣겠습니다.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 갈 당시 저는 5살이었습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라고 사과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과 가족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마이크로닷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다. 부모의 사기 행각에 대해 자식이 민사, 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마이크로닷이 5살일 때의 사건을 모두 뒤집어 씌어 그에게 욕을 하는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그에게 연좌제를 적용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마이크로닷은 성인이 되고나서 하고 있는 방송인 채널A의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에서 뉴질랜드에서 식당업을 하는 자신의 부모와 함께 출연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방송했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뉴질랜드에 가자마자 집 다섯 채를 살 돈을 사기당해 수제비만 몇 년을 먹었다”는 것이다.

20년전 충북 제천에 거주하던 사기 피해자들이 이 방송을 봤다면 분통이 터지고 큰 고통일 수밖에 없다. 20년전 제천 지역 사람들이 편취당했다는 수억원의 돈은 지금의 돈 가치로 보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심지어 마이크로닷 큰아버지도 동생인 마이크로닷 아버지에게 보증을 섰다가 2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는 인터뷰가 방송으로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그일 때문인지 방송에 나간 큰아버지의 모습은 무척 수척한 상태여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마이크로닷은 25일 모든 방송에서 자진하차하고 활동을 중단하기로 의견을 밝혔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닷이 하루빨리 자신의 부모를 이 피해자 분들에게 찾아가게 하고 경찰에도 조사를 받도록 주선하는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그것만이 초기 대응을 잘못한 마이크로닷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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