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혐의 두 전직 대법관 구속영장

 5일 영장실질심사…구속여부 결정

박병대 전 대법관(왼쪽)과 고영한 전 대법관.[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양승태 사법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 밑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관이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검찰은 조만간 양 전 대법원장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연이어 행정처장을 지내며 사법행정권 남용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먼저 박 전 대법관에게는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청와대·외교부 부탁을 받고 일제 강제징용 재판 절차를 일부러 늦춰준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양승태 사법부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도입 등에서 청와대 지원을 얻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전국 각급법원 공보판사실 운영비 3억5000만원을 현금화한 뒤 법원장과 행정처 법관들에게 ‘금일봉’으로 건네 국고손실 혐의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2015년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씨 등이 연루된 법조비리 사건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다. 검찰은 그가 해당 법원장에게 전화해 부산고법 문모 당시 부장판사가 정씨한테 골프 접대 등을 수차례 받았다는 사건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대법원에 비판적인 법관들을 상대로 몰래 ‘뒷조사’를 지시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재판 지연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일본 기업 측 대리인과 수차례 직접 만난 단서를 잡고 조만간 양 전 대법원장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될수록 양 전 대법원장 수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제징용 재판에서 일본 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의 사무실을 최근 압수수색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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