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최초 ‘5G 시대’…전자부품업계 “물들어왔다”

기지국용 MLCC시장 급팽창 전망

무라타 “2021년 매출 2조엔 목표”

5G전용필터·안테나·모듈공급 박차

삼성전기 텐진新공장 5700억 투자

고온고압·고신뢰성 라인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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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본격 개화하면서 전자부품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5G 시장은 스마트폰은 물론 기지국, 전기차, 모빌리티카 시장으로까지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나 안테나 모듈 제품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자부품 업체는 또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기대해 왔다. 특히 MLCC가 주력인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제작소(이하 무라타)는 급팽창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출 목표를 상향하고 생산규모 확충에 나서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020년 전장용 MLCC 시장 20% 급팽창=차세대 이동통신 5G시대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은 일본의 무라타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시장 34%를 점한 절대강자인 무라타는 최근 “2021년도 매출 2조엔(약 20조원)을 목표로 한다”고 천명했다. 이는 2018년 3월기(2017년 4월~2018년 3월) 매출 1조3718억엔(13조5573억원)보다 무려 46% 증가한 수치다.

무라타 측은 “향후 급성장할 5G와 자동차 전장용 기기에 고성능 부품을 공급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라타의 이같은 공격경영은 5G 시대에 MLCC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실제 4G LTE 스마트폰에 대당 700개가 소요됐던 MLCC는 5G 스마트폰에서 1000개로 늘어나 향후 IT용 MLCC 수요를 지속적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기지국용과 전장용 MLCC 시장도 밝다. 5G기지국 1개당 들어가는 MLCC는 1만6000개에 이른다. 여기에 2020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는 것도 글로벌 전자부품 업체에 호재다.

전장용 MLCC 시장은 작년 1조원 규모에서 2020년 8조원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전자용 MLCC는 극한의 환경에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기술 난이도가 높고 가격도 IT용보다 최대 10배 비싸다.

KB증권은 “2020년 이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1대당 3만개의 MLCC가 탑재될 것”이라며 기존 대비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장증설 등 생산능력 확충 사활= 5G시대를 겨냥해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제품 개발과 생산규모 확충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무라타는 5G 전용 ‘크리스털도파관필터’라는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고 안테나와 결합부품(모듈)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후쿠이현 공장 증설에 290억엔, 9월에는 시마네현 MLCC 신공장에 400억엔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공장은 각각 내년 12월과 11월 완공 예정이다.

무라타는 일본과 필리핀 등의 기존 공장 증산을 통해 내년 말까지 전체적으로 생산능력을 20%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2위 업체인 삼성전기도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IT용 대비 전장용 MLCC 생산 규모가 크지 않은 삼성전기는 지난 9월 중국 톈진에 5733억원을 투입해 전장용 MLCC 신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전장 제품 주력 생산거점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용 MLCC는 자동차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채용 증가와 향후 자율주행 차량 및 전기차의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중장기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온고압ㆍ고신뢰성 제품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장용 MLCC 신공장을 통해 대형거래선에 공급확대와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삼성전기의 전장 MLCC 매출은 작년 300억원 대비 43배 증가한 1조3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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