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백기’…프랑스 시위 불붙인 ‘5가지 분노’

월 2천달러 팍팍한 살림살이…성장률 1.8% 10년간 정체

실업률 9% ‘독일의 2배’..고소득층·기업만을 위한 감세

복지 위한 노동자 세부담 가중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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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전역에서 일어난 ‘노란조끼’ 시위를 불러일으킨 유류세 인상조치를 보류하며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시위참가자들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과자 부스러기가 아닌 빵”을 달라며 더 많은 변화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가 정부의 한 차례 양보로 진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5가지로 그 이유를 분석했다.

▶ 중위소득 월 1700유로(약 214만원)= 팍팍한 살림살이와 빈부격차가 프랑스 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노란 조끼’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가계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집세를 내고 가족을 먹여 살리면서 연료가격 등 생활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호소한다.

프랑스에서 저소득·중산층의 평균 소득은 매년 1% 또는 그에 못 미치게 성장해 거의 정체 상태를 보였다. 고소득층의 소득은 매년 약 3% 성장했다. 또 소득 상위 20%는 하위 20%의 약 5배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는 경제적 부(富)의 20% 이상을 독식했다. 반면 프랑스인의 중위소득은 월 1700유로다. 프랑스 노동자의 절반이 이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 경제성장률 1.8% = 프랑스는 영국, 독일에 이어 유럽 내 3위 경제대국이다. 다만, 프랑스의 경제 성장은 유럽의 부채 위기 등으로 10년간 정체됐고, 최근에서야 개선되기 시작했다. 회복의 질도 고르지 않다. 농촌이나 공업지역에서는 많은 정규직이 사라졌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대부분은 불안정한 임시 계약직이었다. 경제성장은 노동조건 개선에 중요한 요인이다. 마크롱 대통령 취임 초기 경기 회복은 일자리 창출에 일부 도움이 됐지만, 유로존 경기 침체와 함께 경제성장률은 연 1.8%로 낮아졌다.

▶ 실업률 9% =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일자리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유럽 부채위기가 닥친 지난 2009년 이후 프랑스의 실업률은 9%에서 11% 사이를 오갔다. 마크롱 대통령 취임 후 프랑스 실업률은 10.1%에서 9.1%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독일의 2배 이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차기 대선까지 실업률을 7%대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프랑스 경제현황연구소는 향후 4년간 매년 1.7% 이상 경제 성장이 이뤄져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32억유로, 부자를 위한 감세 =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소득층·기업에 대한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부유세를 부동산 중심으로 축소 개편하고 호화요트나 슈퍼카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부자 감세’란 말도 나왔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세수는 32억유로 줄었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프랑스 경제현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중산층의 70%는 이런 정책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 7150억유로, 사회 안전망 =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회 안전망을 갖추고 있다. 경제 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복지에 사용한다. 유럽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프랑스는 지난 2016년 건강관리·가족수당·실업 등 각종 지원에 7150억유로를 투입했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이를 위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 고소득자가 부담하는 세금도 크지만,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재화와 서비스에 20%의 세금이 붙는다. 이는 유류세 인상조치와 함께 저소득층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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