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지 30년 안됐는데 ‘붕괴위험’…강남 15층빌딩 입주자 퇴거조치

노후건물 아닌데 안전진단 E등급

서울시·강남구 현장찾아 긴급점검

붕괴 위험에 놓인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이 준공된 지 30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지며 균열 이유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붕괴 사고가 노후 건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닌 것 같다는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이 건물을 안전진단 최하점인 ‘E등급’을 준 후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와 함께 긴급 안전점검을 한 삼성동 143-48 소재 대종빌딩은 1991년에 세워졌다.

건립된 후 27년이 지난 건물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서울시내 30년 이상 노후건축물이 25만3705동으로 전체 63만9412동의 39%, 이 중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도 15만9988동으로 전체 25%를 차지하는 점을 보면, 노후 건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건물관리자는 신고 전인 지난 8일 인테리어 공사 중 기둥에서 균열이 발견돼 사설 구조안전진단업체를 불렀다. 예상보다 상황이 심각해 당국 개입이 있어야한다고 보고 시와 구에 신고를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안전 전문가 3명과 함께 현장을 살펴봤다. 그 결과 건물 중앙기둥 단면이 20% 이상 부서지고, 기둥 내 철근 등에서 구조적 문제가 있어 주변을 보강하는 등 응급조치를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문가가 콘크리트 상태 등을 육안으로 볼 때, 안전진단이 E등급으로 추정돼 (입주자의) 퇴거조치를 했다”며 “다만 정확한 균열 원인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후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안전진단이) D등급만 돼도 퇴거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날 오전 중 건물 사용 자제에 대한 안내를 공식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실과 상가 등 90여곳이 입주한 이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15층에 전체 면적은 1만4799㎡ 규모다.

이 사고는 지난 6월 3일 용산구 한 상가 건물 붕괴와는 다른 성격이라 불안감을 주고 있다.

용산 상가 건물은 1966년 지어진 4층 규모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붕괴 원인이 건물 노후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노후화가 진행되지 않은 일반 건물에 대한 경계심은 잠재운 바 있다. 정확한 원인이 나와봐야 하지만, 단순 부실시공 등이 문제일시 잇따른 안전사고 속 일상에서의 불안감이 들불처럼 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오후 8시께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밀진단을 신속히 진행해 철거 여부를 판단하고 입주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상황 설명, 충분한 고시를 한 후 퇴거 조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또 “모든 사고에는 징후가 있기 마련”이라며 “모든 건축물, 시설물에 대해 언제든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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