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역대 기록에도 ‘불안’…내년 1분기 증가세 둔화

2년만에 수출경기 악화로 반전

산업경기전망지수 93.1, 8분기 만에 최저치

[사진=헤럴드DB]

올해 우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내년 1분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2분 기준으로 연간 누계 수출이 6000억달러(671조3400억원)를 넘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우리나라가 1948년 수출을 시작한 이후 70년 만이며, 2011년 5000억달러를 처음 달성한 이후 7년 만이다. 지금까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가 6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다.

그러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국내 938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93.1을 기록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을 밑돌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EBSI가 100을 하회한 것은 2017년 1분기 93.6을 기록한 이래 8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 가전, 무선통신기기및 부품 등은 수출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은 주요국 쿼터 제한에 따른 물량 감소, 저가 중국산 수출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과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역시 해외생산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여건이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선박은 최근 2년간 수주한 물량 인도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여건이 호전되고 기계류는 미국의 설비투자 증가, 인도의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라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주요 조사 항목을 보면 기업들은 최근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 때문에 수출국 경기(87.5), 수출상품 제조원가(88.4) 등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 1일 미중 관세부과 유예 합의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돼 수입규제·통상마찰(104.6), 설비가동률(104.1) 등은 전 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은 수출 애로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16.8%),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15.7%),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10.5%) 등을 꼽았다.

이진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으나 업체들의 수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 주요 업종별로 생산 네트워크를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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