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위협하는 유방암…폐경기 여성 노린다

초기 통증동반 5% 불과 매달 자가검진

발생 빈도 높은 40대 1~2년 주기로 검사를

일러스트: 박지영/gee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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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여성 3명 중 1명이 발생할 정도로 흔한 암이다. 환자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5대 암 진료환자 수 및 진료비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5대 암 중 유방암 진료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10년 10만4000명이었던 유방암 진료 환자 수는 지난해 18만7000명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무려 79.5%였다.

연령별로 보면 유방암 환자 중 40대가 가장 많다. 대부분이 폐경 전인 30~40대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폐경 이후 여성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특징이 있어 40세 이후 1~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유방암 환자 중 40대 가장 많다=유방암이란 유방에서 발생한 암세포로 만들어진 종괴로, 주로 침윤성 유방암을 일컫는다. 국내 침윤성 유방암 환자수는 2000년 5800명에서 2015년 1만9000명으로 15년간 3배 이상이 증가했다. 발생 빈도도 2000년 인구 10만명당 26.3명에서 2015년 88.1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발생률이 높다. 참고로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자료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미국 92.9명, 한국 52.1명, 일본 51.5명 순이다.

유방암의 연령별 발생 빈도는 40대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50대가 많다. 폐경 전후를 기준으로 할때 2010년까지는 폐경전 여성이 더 높았으나 그 이후 폐경 후 여성이 더 높아지는 추세다. 2015년에는 폐경 후 여성이 53.5% 더 많다. 연령이 많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서구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40대 이하의 젊은 여성의 발생 빈도가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30~40대 환자가 절반 가까이 된다.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게 유방암이 급증하는 원인은 여성의 생활 양식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송병주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여성센터장(유방외과 교수)은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노출과 매우 관련이 있다”며 “최근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아이를 적게 낳고 모유 수유를 기피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에 대한 노출이 길어지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식생활 서구화로 패스트푸드 같이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로 인해 비만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음주에 의한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의 증가, 흡연ㆍ환경오염에 의한 발암물질 노출 증가 등이 유방암 발병 증가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 통증 거의 못느껴=유방암은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다. 유방암 환자의 약 3분의1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유방 검진을 받다 유방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 센터장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유방에 멍울이 만져져도 아프지 않아 방치하거나 병원 방문을 미뤄 조기에 유방암 진단을 놓쳐 안타까워하는 환자도 많다”고 했다.

갑자기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질 때, 특히 단단하게 만져지는 멍울은 가장 중요한 소견 중 하나다. 유두ㆍ유방 피부가 함몰되거나, 유방 굴곡의 변화, 피부의 습진 소견, 유두의 분비물 등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송 센터장은 “초기 유방암중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5~10%로 적다”며 “대부분 유방암 환자가 스스로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가장 많으므로 무엇보다 자가ㆍ정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유방 통증은 여성이 전문의를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정재학 을지대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통이 암의 증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여성에게 흔히 보이는 생리적 현상이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유방통이 식도ㆍ심장 질환, 흉골과 늑골 연결 부위의 염증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머니나 자매가 유방암일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은 2~4배 정도 높아진다. 하지만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같이 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진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중 5~10%에 불과하다. 다만 가계 내 우성으로 유전되는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 돌연변이, 즉 BRCA1 변이를 가진 사람은 높게는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60~80%나 된다.

송 센터장은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되는 고위험군의 여성이라면 조기에 전문의와 상담을 시작하고 필요에 따라 유전성 유방암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방암을 미리 알아보기 위한 대표적 검사로 단순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가 있다. 단순 유방 촬영은 50대 이상의 환자에게 진단율이 높다. 하지만 젊은 여성, 특히 암종의 크기가 작은 경우 한계가 있어서 구미 여성에 비해 진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송 센터장은 “조기 유방암, 특히 암 환자에게 자주 보이는 미세 석회의 발견은 주로 이 검사에서 가능하므로 조기 진단에 빠질 수 없는 검사”라고 했다.

유방 초음파는 우리나라처럼 서양보다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생이 많은 상황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방사선 조사의 위험성이 없어 30세 이하 젊은 여성, 임신 또는 수유 중인 여성의 경우에는 유방 초음파가 일차적 검진 방법이다.

유방암이 의심되면 일단 전문의의 임상적 진찰이 중요하다. 유방암이 있는 경우 유방에서 종괴와 겨드랑이 림프절이 커져 있어 만져지기도 한다. 송 센터장은 “암이 의심되는 경우 유방 초음파 또는 단순 유방 촬영 검사를 통해 조직 검사를 시행해 암세포 유무를 진단하게 된다”고 했다.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암의 상태에 따라 바로 수술을 진행하거나 수술전 항암 화학제 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한다. 수술 후 재발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 추적 검사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유방암 예방을 위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송 센터장은 “위험인자 중 여성, 가족력, 초경, 폐경 등은 본인이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 즉, 모유 수유, 폐경 후 호르몬 치료는 물론 술, 고지방식을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등 식습관 조절, 운동, 적정 체중 유지와 같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기에 발견돼 치료받은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으므로 조기에 진단을 받기 위해서 자가 검진과 유방암 정기 검진을 빼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 매달 자가 검진을 실시하고,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전문의 진찰과 유방 촬영, 유방 초음파 같은 검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검진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유방에 혹이 있는 경우는 매년 추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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