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에 발목…트럼프 다보스행 취소

중국 왕치산과 회동도 무산

“비상사태 선포” 위협은 계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이 있는 텍사스주 미션의 리오 그란데 강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이 있는 텍사스주 미션의 리오 그란데 강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로이터/연합

10일(현지시간)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20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취소했다.

셧다운 사태가 지속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는 위협도 반복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에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장벽 안전에 대한 민주당의 비협조적 태도 및 우리나라 안전의 중요성으로 인해 나는 정중하게 WEF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로 가려던 매우 중요한 일정을 취소한다”고 했다. 다보스포럼은 오는 22∼25일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며 “아직 그럴 준비는 안됐지만, 그래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선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끝내 합의하지 않으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 자체적으로 장벽 건설에 국가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경 장벽 건설이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는 법적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참석을 취소하면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의 규모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2년 연속 참석 사실을 확인하며 므누신 장관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으로 대표단을 꾸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사실상 미 정부 전체가 움직인다는 분석을 낳았다.

그의 다보스 불참은 미중 무역협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회동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다보스포럼은 지난 9일 마무리된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차관급 회담에서 이달 말로 예상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부총리 간 고위급 회담으로 가는 길을 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셧다운 장기화로 미국에선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셧다운은 부분 업무 중단이어서 약 75% 정도의 정부 예산은 편성이 된 상태이긴 하지만, 연방 공무원 수십만명의 일시적 휴직 및 급료 지급 지연, 혼인 신고ㆍ이민신청 등 각종 대민 업무의 차질 등이 잇따르고 있다. 역대 셧다운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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