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쪽 비만대책 도마에 “그 뒤에 맥도날드·코카콜라”

222890_7469_82중국 보건 당국과 글로벌 정크푸드 기업 사이의 유착 관계가 도마에 올랐다. 코카콜라 등이 후원하는 국제연구단체의 지원 아래 중국 보건 당국이 반쪽짜리 정책을 내놓으며 식품 업체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 비만 인구가 성인의 42%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식품 조절보다 운동만 강조하는 것은 그 같은 유착 관계를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최근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루에 10분간 운동할 것을 권유하는 ‘행복한 10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소아 비만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이지만, 비만을 줄이기 위해 아이들의 운동만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아 비만을 유발하는 고칼로리 정크 푸드나 설탕 함유 음료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다.

NYT는 이런 반쪽짜리 캠페인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은 코카콜라와 같은 업체가 후원하는 국제생명과학회(ILSI)라는 조직이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보건 전문 주간지 BMJ와 학술지 공공보건정책저널에 게재된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ILSI는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연구단체로 코카콜라, 펩시, 맥도날드, 네슬레와 같은 다국적 식품 기업들이 후원하고 있다. 이 단체는 멕시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17개 신흥경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과학자와 식품 기업 담당하는 정부 관료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담당한다.

중국에선 ILSI가 베이징에 위치한 질병통제예방센터 내에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잘 정착한 상태로 알려졌다. 정부의 연구와 관련한 질문을 하게 되면, 정부 관료의 답변 대신 ‘ILSI 차이나’에서 답변이 올 정도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정크푸드 업체들이 연구단체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은 미국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과거 코카콜라는 미국에서도 세계 열량 균형 네트워크(GEBN)와 같은 비영리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향력 있는 과학자들과 함께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음식 조절이 아닌 운동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해왔다. 지난 2015년 이들의 유착 관계가 뉴옥타임스를 통해 보도되고, 보건 당국의 내부 고발이 이어지면서 GEBN은 결국 문을 닫았다.

미국 하버드대 소속 사회 과학자이자 중국 전문가인 수잔 그린홀에 따르면 ILSI는 중국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비만 학회 등을 조직해 중국 정부가 비만 확산 문제에 맞서 건강 캠페인을 펼치는 것을 돕는 일을 해왔다. 그러한 영향으로 중국 보건 당국은 대부분 운동을 확대하는 방향의 캠페인을 진행할뿐, 가공식품이나 설탕 함유 음료의 소비를 줄이는 방식의 언급은 거의 없었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영양학을 가르치는 배리 포프킨 교수는 “운동만으로는 비만을 없애기 어렵다”며, “오랫동안 코카콜라와 ILSI는 보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식품 정책을 가로막는 역할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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