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300여명 성폭력→ 360년형… 미국 스포츠 최대 스캔들 ‘나사르 성추문’ 재조명

 

지난해 2월 법정에서 판사의 선고를 듣고 있는 래리 나사르 전 코치. [사진=AP연합뉴스]
올림픽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조딘 위버가 지난해 1월 법정에서 래리 나라르 전 코치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증언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10대 때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스포츠계의 뿌리 깊은 폭력·성폭력 문제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 체조계와 체육계를 뿌리째 뒤흔든 래리 나사르(56) 성추문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는 30년 가까운 기간 여자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2016년 백일하에 드러나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의 법정 증언을 전후해서 전·현직 대표 선수 150여명이 그로부터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미투’에 동참했다.

그 가운데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체조계의 여왕으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와 2012년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 조딘 위버 등 미국인이 사랑하는 스타들도 있었다.

피해자가 300여명에 이르면서 사태는 나사르 개인 문제를 떠나 이를 방조하고 바로잡지 못한 미국 체조계·스포츠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비화했다.

이 사태로 스콧 블랙문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위원장, 앨런 애슐리 USOC 경기향상 책임자 등 USOC 최고위층 인사들이 책임을 지고 줄줄이 사퇴했다.

또 케리 페리 전 미국체조협회장도 임기 중 물러났고 지난해 10월 그의 뒤를 이은 베리 보노 회장도 올림픽 체조 스타들의 추가 폭로가 나온 지 나흘 만에 사퇴했다.

미시간주립대는 피해자들과 5억 달러라는 거금을 내고 가까스로 합의했다.

2017년 연방 재판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나사르는 지난해 1월 미시간주 법원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유죄를 인정해 최고 175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2월 판결에선 여기에 최대 125년 형이 더해졌다. 이를 합하면 총 360년형으로 사실상 종신형이다.

나사르 사태에 대해 미 언론들은 이전에도 성추행·폭행 문제가 불거져 왔음에도 스포츠계의 인식·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점을 근본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미국 잡지 뉴요커도 지난해 6월 ‘스포츠계는 그들의 #미투가 필요하다’는 기사를 통해 스포츠계에 만연한 ‘승리 지상주의’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일한 목적이 이기는 것일 때 도덕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범죄자의) ‘회개’ 스토리를 합리화하는 게 쉬워진다”고 비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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