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변동-고용비용 등 일자리 악재 여전…해외IB “올해 실업률 4.0%로 상승”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규모가 9만7000명에 머물러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부진이 심화된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에도 일자리 사정이 개선될 여지를 찾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일부 IB는 지난해 3.8%에 달해 2001년 이후 17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이 내년에 4.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등 해외IB들은 내년에 경기 모멘텀 둔화와 같은 경기적 요인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인구구조적 요인을 비롯한 노동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산재해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HSBC는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3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계절조정 취업자수 증가 규모(전년동월대비)가 11월 1.8%에서 12월 2.1%로 높아지는 등 취업자 수 증가의 추세적인 저점은 지난 것으로 평가했다.

HSBC는 12월 취업자가 제조업에서 12만7000명 줄었지만, 서비스업의 경우 정보통신업(+9만4000명)과 금융ㆍ보험업(+1만4000명) 등이 도소매업(-6만3000명)의 부진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용증가가 대부분 상용직(+33만3000명)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HSBC는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순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용 부진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고, BoAML는 노동시장에 어려움이 다수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는 특히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2017년 31만6000명에서 지난해 9만7000명으로 크게 둔화된 데 비해, 고용률은 같은 기간 60.8%에서 60.7%로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머무는 등 제한적이었던 점은 생산인구 감소를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해외IB들은 제조업의 생산 둔화와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기업심리 악화 등 경기순환적 요인도 고용지표 부진에 일조했다고 분석했으며, HSBC는 그런 가운데서도 월평균 임금 상승률이 2016년 3.8%에서 2017년에 2.8%로 둔화된 데 이어 2018년(1~10월 기준) 5.5%로 높아지는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성장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BoAML와 씨티는 확장적 정책대응과 조선업 개선 등이 노동시장 악화의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출 둔화와 관광업의 회복 부진, 건설업 둔화 등 하방리스크가 다수라고 지적했다. 씨티는 특히 경제성장세 둔화와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올해 실업률이 4.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이 4.0%에 이르게 되면 이는 2001년(4.0%) 이후 18년만의 최고치가 된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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