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폭주 ‘SKY 캐슬’, 이수임 캐릭터는 왜 공감 얻지 못했나?

인기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이수임역할을 맡고 있는 이태란

인기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이수임역할을 맡고 있는 이태란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계속 경신하고 있는 입시스릴러 ‘SKY캐슬’은 터뜨릴 폭탄들을 대거 장착한 드라마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입시 문제만 다루는 듯했지만, 계층 대물림 욕망과 세대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까지 건드리면서 범위가 넓어졌다.

드라마가 방송되면 해석하고 유추하게 한다. 그래서 네티즌이 만든 예상 줄거리가 돌아다닌다. 캐슬 주민들은 모두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위선을 떤다. 입시 코디 김주영(김서형)과 고상과 천박의 속물성을 오가는 한서진(염정아) 등 독한 캐릭터들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면 비극을 잉태한 캐슬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소설로 써 다시는 비극을 막겠다는 이수임(이태란)은 별로 인기가 없다. 가장 정의로운 캐릭터임에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신 아들이나 잘 챙겨 서울 의대나 법대로 보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이태란의 행동을 ‘오지랖’으로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몰입이 잘 안되고 민폐 캐릭터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이수임에게 성적 스트레스 속에서 비극을 맞이한 제자 연두를 잊지 못하고 있는 과거 에피소드까지 깔아줬는데도 시청자는 이수임에게 좀처럼 감정이입을 못하는 것 같다.

현재 ‘SKY캐슬’은 폭주하는 김주영을 누가 제어하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서진은 주영의 실체를 모조리 알게 됐지만 딸 예서(김혜윤)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주영과 대적할 사람은 이수임뿐이다. 이수임은 정의를 추구하는 원칙주의자로서 망가지는 아이들과 파괴되는 가정, 그리고 늪에 빠진 서진을 그저 두고만 볼 수는 없다.

“내가 네(주영) 악행을 끝내줄 테니까 두고 봐”라고 했던 ‘히어로’ 수임이 어떤 방법으로 주영의 악행을 끝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전개에 중요한 대목인데, 이수임 캐릭터가 인기가 없어 극적 재미는 다른 곳에서 찾아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극 초중반 이수임이 캐슬 사람들이 모두 모여있는 장소에서 시드니 유학파로 알려진 한서진(염정아)을 아킬레스건인 선지국집 딸 곽미향이라고 폭로할 때 이수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크게 반감됐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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