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약 꿈꾸는 기업들, ‘바이오’로 트랜스포머

반도체,영상,모래채취서 바이오 신무기 장착

부산, 인천, 진주, 충주 등도 바이오 키우기

수출 경쟁, 가치조정 속, 도약 or 침체 갈릴듯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반도체 기술, 첨단 영상기술, 바다모래 채취 업체 등이 차례로 ‘바이오’라는 새 무기를 추가 장착하거나, 업종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기존 사업이 한계 상황에 도달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기업이 많고, 아예 다른 사업을 접고 바이오에 올인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그만큼 ‘웰빙시대’가 공고해지면서 바이오-제약 분야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최근 몇 년 간 나타난 ‘대박’이 유독 바이오-체약 분야에서 현실화됐다는 점도 바이오로의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하게 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들어 바이오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바이오-제약 업계 내, 사업영역별, 기업별 가치 조정, 거품 제거, 마케팅 능력, 네크워킹 성공여부 등에 따라 신규진입 기업들의 운명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내기인데도 기술면에서 스타급에 뒤떨어지지 않고 협상능력도 좋으면 빠른 속도로 도약할 수도 있지만, 고만고만한 사업력으로 도전했다가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 기존 기업보다 더 고꾸라질수도 있는 것이다.

반도체 테스팅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아이텍반도체는 바이오 원료와 화장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삼성메디코스를 인수하면서 바이오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제약기반 화장품 OEM, ODM 전문기업인 삼성메디코스는 바이오 원료와 화장품 등의 제조 및 도매 업체로 한국콜마와 LG생활건강, AHC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이텍반도체는 지난 해 원진성형외과와 소규모 바이오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원진 대표가 최대 주주로 등극하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이번에 지분매입형 M&A를 통해 바이오를 주력사업으로 공고히 한 것이다. 아이텍반도체는 앞으로도 추가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와 미래동력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넥스트사이언스가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했다.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주식을 투자조합 등에 매각하고, 경영권을 그랑프리1호조합에 넘김에 따라 이 조합의 주력인 코르키 대주주(진양곤)의 바이오 비즈니스 사업지평에 녹아들게 된 것이다.

진회장은 전자부품회사였던 에이치엘비(구 이노GDN)를 인수해 코스닥 7위 바이오 기업으로 키워낸 전력이 있어, 바다모래채취 사업체인 넥스트사이언스의 바이오 기업 변신 작업을 최근 5개월동안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항암면역증강제, 패혈증, 고위험성인플루엔자,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단디바이오사이언스 지분 57%를 인수했고, 한달전 베트남의 바이오시밀러 기업 나노젠에 투자했으며, 앞으로 추가 인수 또는 공동연구 파트너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바이오 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으로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영상보안장비 및 영상보안솔루션 개발을 주력으로 했던 인콘은 지난해 6월 바이오회사 이뮤노멧, 11월 미국의 바이오기업 베리언트를 인수, 1대 주주에 등극하면서 바이오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또 네오바이오텍과 네오임플란트 지분 매집을 통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인콘의 변신은 ‘사업 구색의 다각화’ 차원이 아닌 완전한 변신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초 바이오기업으로 바뀐 나노메딕스는 변신 직후 주가가 폭등해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나노메딕스는 현재 개발을 완료한 마그네슘 도핑 나노입자를 이용해 암세포 사멸을 위한 전임상 실험 진행을 우선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유명대학 연구진과 협력중이다. 회사측은 이 기술의 적용증(症)을 뇌종양, 간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와 거리가 있을 것 같은 부산, 창원, 진주 산업단지에 바이오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부산바이오기업협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심기일전한 부산은 사상구 벤처타워에 바이오연구개발센터를 확대했다.

국내 최초 인공 뼈 조직 제조 기술 특허를 보유한 메드파크는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부산벤처타워에서 483.75㎡ 규모 연구개발센터 개소식을 가졌고 각 지역에 흩어져 있던 연구 및 생산시설을 부산으로 집적시키기로 했다.

한국 근대화를 일군 전통산업의 메카, 경남이 ‘바이오 산업과학’의 새 옷을 입는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10일 재단법인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바이오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산학연 협력 시스템이 좋은 경남권에 바이오산업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지자체 중에는 인천, 수원, 충주, 제천 등도 바이오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바이오 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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