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중단 후폭풍…공유숙박도 ‘표류’

여당 “공유숙박 당론 채택 고려 안해”

총선 앞두고 숙박업계 반발에 부담

문체부 서울·부산 시범사업도 난항

개정안 1년째 계류…연내 통과 힘들듯

택시업계의 반발로 카풀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공유숙박 서비스 도입 논의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내국인에게도 공유숙박 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올해도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 처리에 카풀 사태로 곤혹을 치루고 있는 여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숙박업계의 반발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지난 2017년 발의된 개정안은 현재 1년째 답보 상태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14일 숙박중앙회사무총장을 통해 민주당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고, 민주당으로부터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들었다”며 “만약 민주당이 공유숙박을 밀어붙일 시 곧바로 대규모 집회가 국회 앞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책위에서는 공유숙박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공유숙박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인 이유는 최근 카풀 문제를 둘러싸고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으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숙박업계 종사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숙박업계는 공유숙박 도입을 전면 반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공유숙박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공유숙박으로 인해 기존 숙박업계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고민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전국 숙박시설의 공실률이 50%에 달하는데, 공유숙박까지 더해지면 살아남는 숙박업계는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청와대 차원에서 공유숙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실무에서는 카풀사태가 반복될까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문체부는 지역 공유숙박 서비스 지역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로는 서울시와 부산시가 긍정적이지만, 숙박업계의 반대에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공유숙박이 이뤄질 것 같은 여론이 조성되는 게 부담스럽다”며 “숙박업계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시행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공유숙박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이룰 것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해 말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공유숙박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계류로 국내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업계에서도 새로운 시장 진출을 망설이고 있다. 국내 숙박공유업체인 코자자의 조산구 대표는 “에어비앤비가 외국인 공유숙박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내국인 공유숙박에 특화된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 해당 사업을 시작하지는 못하고 있다. 법안만 통과된다면 충분한 수익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상우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