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대한항공, 스튜어드십 도입…재계 “경영자율성 훼손” 목소리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기로 한 가운데 재계에서는 ‘경영자율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16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개최하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키로 했다.

이후 기금운용위는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요청을 하게 된다. 수탁자책임위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할 지 어떤 방안으로 행사할 지 검토한다. 수탁자책임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1월말 또는 2월초에 회의를 열고 오는 3월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최종 확정하게된다.

이날 기금운영위에 참석한 한 위원은 “조양호 회장이 오는 3월 임기가 끝난다”면서 “조 회장의 연임 반대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익 악화도 없고 실적도 다른 항공사에 비해 월등한데 다만 이번 주주권 행사는 여론전에 의해 끌려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스튜어드십코드 행사 의 첫 사례인만큼 선례를 잘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고,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정치적 시장개입으로 인한 경영권 침해 소지를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활용해 해당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할 경우 경영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국민연금이 외부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드 도입만으로 독립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노후를 책임질 연기금의 제1운용원칙은 수익성 확보에 있는 것이지,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개선에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인식하는 지배구조를 인위적으로 규정,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연금의 행동반경을 제약하겠다는 인식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남은 것은 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것이냐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과 한진 등 주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7.34% 보유한 3대 주주이며 대한항공 지분도 11.56%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위해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와의 연계 가능성을 제기된다. KCGI는 지난해말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지분율 10.71%까지 늘렸다. 이달 초에는 한진 지분도 8.03%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임원선임ㆍ해임 또는 직무정지, 정관변경 등 실질적인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 제한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를 할 경우 지분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되면 5일 이내 신고해야 하고, 지분이 10%가 넘으면 6개월 내 발생한 수익을 반환해야 하는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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