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이승우가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

아직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승우. [사진=KFA]

아직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승우. [사진=KFA]

 아시안컵에 참가 중인 한국대표팀이 중국에게 2-0 완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게 조 1위를 확정 지었지만 엉뚱한 곳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승우가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결장했기 때문이다. 평소 워낙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이승우인지라 그의 출전 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과의 경기에서는 교체 출전이 불발되자 물통을 걷어차며 불만을 드러냈다는 현장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더욱 논란이 가열됐다. 그렇다면 벤투 감독은 왜 이승우를 기용하지 않는 걸까?

이승우는 벤투 감독의 구상에 없었다

우선 이승우는 벤투 감독이 그리던 최정예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선수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23인에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엔트리 발표에 앞서 11월 있었던 호주 원정 평가전 명단에서부터 이승우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 때 벤투 감독은 2선에는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며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예상대로 아시안컵 엔트리에도 제외됐지만 나상호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이승우는 대체선수로서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자체가 이승우가 기용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다. 이승우는 애초에 벤투 감독의 구상에 있던 선수가 아니었으며 벤투 감독이 이승우보다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자원들이 이미 여럿 있다.

이미지중앙 선택도 책임도 모두 감독의 몫이다. [사진=KFA]

경쟁자들에 ‘비교열세’

또 다른 이유는 이승우 자체의 능력이다. 아직까지 이승우는 경쟁자들에 비해 뚜렷하게 강점을 드러낸 적이 없다. 소속팀에서든 국가대표에서든 모두 통용되는 이야기다.

이승우의 경쟁자로 분류되는 2선 자원은 손흥민, 황희찬, 구자철, 이재성, 이청용이다. 벤투호의 확고한 주전 자원으로 분류되는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을 제외한 구자철, 이청용과 비교해도 경험과 기록, 최근 활약상 모두 이승우가 우위를 갖는 부분이 없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2선 자원 옵션 중 이승우를 가장 마지막 선택지로 놓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다.

일각에서는 이승우를 기용하면서 미래를 대비하라고 하지만 이는 클럽팀에서나 적용되는 얘기지 대표팀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유명 선수출신 해설위원이 얘기했듯 국제대회는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이승우의 올 시즌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세리에B)에서의 리그 기록은 10경기(7경기 선발) 1골이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라는 타이틀, ‘이승우’라는 이름값을 떼고 보면 지극히 평범한 성적이다.

심지어는 해외에서 잘 적응하려 애쓰는 선수를 굳이 쓰지도 않을 거면서 왜 불렀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 역시 어불성설이다. 그 어떤 나라에서도 대륙별 최고대회에서 개인의 팀 적응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안 뽑는 일은 없다. 오히려 평범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서 호출이 온 것이 고마운 상황이다.

경기에 못 뛰는 건 이승우 뿐만이 아니다

모든 팀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후보선수들이 존재한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쓸 때도 김병지를 비롯한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단 한게임도 뛰지 못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그 누구도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경기장을 밟지 못한 건 이승우 뿐만이 아니다.

연령별 대표팀에선 그 누구보다 빛났던 이승우지만, 냉정하게 성인 대표팀에서는 더 이상 특별한 선수가 아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본인의 실력을 증명했던 조현우도 벤치에 앉을 수 있는 것이 축구고 국가대표팀이라는 자리다. 선택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노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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