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중앙회장 선거전 막 올랐다

출사표 던진 후보 5인 포부

‘중소기업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 경제 5단체의 일원이자 대통령의 공식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11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64·진해마천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이하 가나다 순), 원재희 프럼파스트 대표(63·폴리부틸렌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60·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한 한용산업 대표(56·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주대철 세진텔레시스 대표(64·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이사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중소기업 대통령 후보 5인의 인터뷰를 대면과 서면, 전화로 진행했다.

김기문 후보자는 이미 두 차례 8년간 중기중앙회장을 지냈던 만큼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시계 전문 브랜드 로만손과 여성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제이에스티나가 이미 중견기업 반열에 오른 점은 중소기업중앙회장 자격시비가 이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협동조합 이사장은 누구나 중앙회장을 할 수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출마 공약으로 “표준 원가 센터를 만들어 중소기업들의 적정 이윤이 보장 될 수 있도록 하고, 중소기업 전문은행을 설립해 ‘어려울때 우산 뺐는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원재희 후보자는 플라스틱 배관 전문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4차산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원 후보자는 현재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이 불출마 할 경우 출마 하겠다고 밝히며 박 회장과의 친분이 두텁다는 평을 받았다. 이러한 평이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묻는 질문에 원 후보자는 “노 코멘트”라며 답을 피했다.

원 후보자는 “회장 직속 협동조합 민원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 협동조합 정책 전담 부서를 설치 하는 등 협업체계를 만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광 후보자는 지난 25대 회장 선거전에서 결선까지 가 2위로 떨어진 전력이 있는 만큼 역시 유력한 후보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자신이 몸 담았던 광명전기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2003년 직접 기업을 인수해 상장사로 키워냈다.

이 후보자는 “단체 수의 계약 제도를 보완해 중소기업들의 일거리를 만들고 현재는 공정위에 있는 하도급 전속 고발권을 중소기업중앙회로 가져오겠다”고 했다.

이재한 후보자는 부친이 전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용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으로 학사·석사·박사 학위 모두를 정치학으로 받았다. 정치계에 폭 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이 후보자는 당선과 낙선을 거듭하는 아버지를 보며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주차설비업체 한용산업을 세웠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던 이력도 있어 기업인 보다는 정치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국회, 정부 부처, 청와대 등 우리 중소기업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기관들과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다”며 강점으로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중기 전용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공공제품판로 지원, 중기남북경협허브센터 설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대철 후보자는 정보기술(IT) 전문가로 통하며 세진텔레시스를 경영하고 있다. 세진텔레시스는 지난 1996년 통신장비개발업체로 출발해 2010년부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생산과 통신설비 공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주 후보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중기중앙회에서 중책을 맡아 정책 제언을 해왔던 이력을 자랑한다. 주 후보는 “중소기업이 어렵다, 어렵다가 아니고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다. 이사 3년 부회장 12년을 해온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죄를 짓는 것” 이라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주 후보는 ‘단체수의계약 부활’을 내세운다. 공공입찰 시장에서 소외받는 소기업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일거리 창출에도 앞장서겠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는 지난 7·8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자들은 12일부터 전국 순회 공개토론회를 진행한다. 선거인단과 언론사를 대상으로 12일 대구(영남권), 15일 전주(충청·호남권), 20일 서울(수도권·강원권)에서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27일까지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28일 오전 10시 중기중앙회 정기총회에서 정회원 대표 550명의 간선 투표로 뽑힌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넘는 당선인이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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