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국민통합, 지금 잘 안되고 있어…종교계 역할 해달라”

종교 지도자들과 오찬…“남북정상회담 후 엄청난 진도”

“남쪽 내부에 남남갈등 있으니 쉽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문 대통령, 김영근 성균관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천도교 이정희 교령,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국민통합이라는 게 정치가 해야 될 가장 기본적인 책무 같은 것인데, 현실적으로 지금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간담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국민통합이란 면에서도 종교계가 조금 더 역할을 해 주셔야겠다는 당부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아직 1년도 안 지났는데 그 사이에 엄청난 진도를 이루고 있고 앞으로 그 진도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은 제일 큰 걸림돌은 우리 내부가 그에 대해서 한마음이 된다면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돌파해 나가면서 같이 감당하면 되는 건데, 이게 남쪽 내부에 남남갈등이 있으니까 쉽지 않다”고 말했다.

100주년을 맞은 3·1절에 대해서 종교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3·1절 맞아 종교계에서 3·1절 기념하는 법회, 미사, 예배 일제히 올리시기로 했고, 또 독립선언이 낭독된 3월1일 정오를 기해 일제히 타종하기로 한 것 아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종교 지도자들이 지난 12~13일 올해 첫 남북 교류행사로 금강산에서 다녀온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정부 간의 공식적인 관계가 막혀있을 때 가장 먼저 교류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데가 저는 종교계를 비롯한 민간 교류 쪽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종교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에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게 주는 상징적인 효과도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적극 지원을 주문하면서 “예를 들면 북한의 장충성당 복원 같으면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나중에 언젠가 교황께서 북한을 방문하시게 될 때도 일정, 프로그램 속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면에서도 우리 정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 우리가 남북 간에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금강산 관광이다”며 “공식적으로 금강산 관광이 과거처럼 방식으로 그런 규모로 시작되기 이전에도 만약에 신계사 템플스테이 이런 것이 이루어진다면, 금강산 관광의 길을 먼저 여는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제대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우리가 조계종에 대한 뒷받침은 물론이고 북한 측하고도 협의하는 것까지도 지원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박우균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김영근 성균관장 등이 참석했다.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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