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황후의 품격’은 막장과 억지의 롤러코스터

그동안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줄곧 비판을 받아왔던 SBS 수목극 ‘황후의 품격’이 마지막까지 막장과 억지 설정으로 시청자의 욕을 불러왔다. ‘막드’(막장)에 ‘억드’(억지), ‘욕드’(욕) 삼종세트를 다 갖췄다.

워낙 자극적인 상황을 퍼레이드로 펼치는 바람에 마지막 권선징악 또는 캐릭터의 결말에 대한 기대나 관심조차 이미 사라져버렸다. 이것을 ‘휘몰아치는 작가의 서사’라고 표현하지만, 무리한 설정의 연속이었다. 캐릭터가 자체적으로 굴러가는 힘을 확보한 게 아니라, 사건과 계략, 암투에 의해 그때그때 상황을 변화시켜 나갔다.

드라마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극악무도한 황실의 비리를 무너뜨리려는 정의로운 황후 오써니(장나라)와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경호대장 천우빈(최진혁)의 서사 구조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모와 암투, 사랑과 욕망, 복수로 점철된 드라마 내용들은 자극의 롤러코스터를 탔을 뿐이다.

결말에서 황후 오써니(장나라)가 황실에서 마약까지 유통시키는 태후 강씨(신은경)와 황제 이혁(신성록)을 단죄해 부패한 황실을 바꾸고, 황실을 폐지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것을 본 시청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황후의 품격’은 지난 13일 방송에서는 황제 이혁(신성록)이 마음이 떠난 황후 오써니(장나라)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장면을 내보내더니, 20일 방송에서는 민유라(이엘리아)가 과거 임신한 상태에서 태후의 하수인인 표 부장(윤용현)에게 성폭행 당하는 회상 장면이 나갔다.

궁내에서 걸림돌이 되는 사람을 정신병원이나 감옥에 감금하고, 고문하는 장면은 끔찍함만 남겼다. 화상환자 물고문, 앵무새 학대 등 자극성 강한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케이블 방송에서도 방송되기 힘들 정도의 화면들이 지상파에서 버젓이 나갔다.

‘황후의 품격’은 음식으로 따지면 ‘불량식품’이다. 불량식품이 무서운 것은 맛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작진이 두자리수 시청률을 자랑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정신을 황폐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과 동의어가 된다.

지난 21일에는 ‘황후의 품격’ 작가와 PD에 대한 징계와 사과 요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밖에도 ‘황후의 품격’은 청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범죄조장 드라마, 동물학대 드라마라며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제작진이 말한 ‘황실로맨스릴러’라는 게 이런 것이었나?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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