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기업문화] 캐주얼 입고 원하는 시간 출근하고…

자율좌석제 적용 ‘공유오피스’시행

공유공간 만들어 직원 소통창구로

만족도·생산성 높이기 신 경영 전략

SK그룹 서린사옥 전체 리모델링에 앞서 공유오피스를 적용한 SK E&S의 사무실 모습. [SK E&S 제공]

젊은 총수들의 소통 바람과 함께 기업 문화에도 근무 공간과 복장, 시간을 중심으로 ‘파괴적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획일화된 공간을 유연하게 재창조해 구성원간 소통 양상을 변화시키고, 양복 정장 대신 캐주얼로 복장을 자율화하거나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꾸리는 등 경직된 문화를 탈피하자는 시도다. 이는 곧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조직원 만족도와 생산성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신 경영 전략이기도 하다.

최근 LG전자는 연구개발(R&D) 부서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자율좌석제를 적용하는 ‘공유오피스’를 구축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서초 R&D 캠퍼스 내 2개 층 700평 규모 공간을 공유오피스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모든 공간이 지정석 없이 자율 선택 좌석으로 구성돼 있고, 회의실 전면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개방성을 극대화했다. 또 곳곳에 공유 공간을 만들어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 공간에는 LG전자의 디자인 전반을 총괄하는 디자인경영센터 인력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그룹도 SK(주)와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 전체를 공유오피스로 바꾸는 작업을 작년 8월부터 진행 중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혁신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사중인 사무실을 대신해 인근 빌딩에 임시 입주한 SK E&S는 이미 공유오피스를 적용했다.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일부 사무실도 공유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보다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큰 편”이라며 “공간의 변화 뿐만 아니라 좌석이나 회의실 예약 등에도 전산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일하는 방식도 많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공간 뿐 아니라 ‘사람’도 변화하고 있다. 딱딱했던 양복을 벗어던지고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3월부터 완전 자율복 근무제를 시행한다. 보수적인 업계의 특성상 파격적인 행보로 비춰지고 있다.

금요일에만 자율복을 입었던 관행에서 벗어나 ‘업무 최우선’ 원칙을 시각부터 바꿔나간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2017년 코나 출시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라 보수적인 업계 안팎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완전 자율복장 제도는 대기업 중 현대차가 처음이 아니다. LG전자는 구광모 (주)LG 대표 취임 이후인 작년 9월부터 주2회 실시하던 ‘캐주얼 데이’를 주5일로 전면 확대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몰고 온 근로시간 유연화 바람도 정착돼 가고 있다.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는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근로시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부터 속속 도입됐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선 2012년부터 하루 4시간 기본, 주 40시간 내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해오고 있고, LG전자는 작년 2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

SK텔레콤과 한화케미칼 등은 ‘2주 80시간’ 자율적 탄력근로제를 도입해 구성원 개개인이 업무 일정과 생활 리듬에 맞춰 근로시간을 조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찬수ㆍ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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