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집마련…중산층 한푼도 안쓰고 14년 모아야

작년 4분기 PIR 14배 넘어서

경기·인천 KB아파트도 ‘최고치’

중산층이 서울에서 집을 사는 일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벌어들이는 소득은 정체 수준이지만, 집값은 빠른 속도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비로 나가는 돈과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막힌 대출 등을 고려하면 서울서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 KB국민은행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연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ㆍPrice to Income Ratio)은 14.3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4배, 11월 14.3배를 포함해 계산하면 지난해 4분기 PIR은 14.2배로, 이는 2008년 조사를 시작한 후 처음(분기기준) 14배를 넘었다.

PIR은 집값이 가구의 연소득대비 몇 배인지 보여주는 것으로, 여기에서는 서울의 중간(5분위 중 3분위)소득 가구가 서울주택을 가격에 따라 5분위로 나눈 것 중 중간(3분위)가격 주택을 샀다고 봤다.

이 수치는 지난해 1분기 11.7배에서 2분기 12.7배, 3분기 12.8배를 찍었다. 13배를 넘은 것도 지난해 9월(13.4배)이 처음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으면 약 11.7년 걸려 서울에 집을 장만할 수 있었지만, 그 기간이 2.5년 더 늘었다.

중산층이 소득만으로 서울 상위 20%의 주택을 사려면 정년퇴직까지 벌어들인 돈을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3분위 계층이 서울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주택을 사려면 33.4년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1월만 해도 그 수치는 20.5년이었지만, 4년 만에 약 13년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국민은행이 서울 아파트 담보 대출자 정보를 통해 파악한 ‘KB아파트 PIR’은 지난해 4분기 9.9배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3분기 10.1배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담보 대출을 하면서 담보 평가한 중위가격 아파트를 실제 대출자 중 중위 연소득자의 연봉으로 나눈 값이다. 대출자 정보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중위가구 연간 가구소득은 4962만원이었고, 아파트 가격은 4억9000만원이었다. KB아파트 PIR의 수치가 8.9배였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서울의 중위가구 연간 가구소득(5454만원→4962만원)은 줄고, 아파트 가격(4억8675만원→4억9000만원)은 올랐다.

경기ㆍ인천에서 KB아파트 PIR은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1분기 7.5배에서 4분기 7.9배가 됐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PIR은 한 푼도 안 쓰고 모은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중산층이 서울에 집을 사려면 사실상 30년은 걸린다는 것”이라며 “9ㆍ13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이 다 막힌 상태에서 체감하는 바는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센터장은 “올해는 집값 하락으로 PIR에도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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