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정준영의 참담한 사태, 관리 시스템 만들어야 한다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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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멤버였던 승리와 가수 정준영의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준영 카카오톡과 동영상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들 중 용준형과 최종훈 등은 팀 탈퇴 또는 연예계 은퇴를 발표했지만, 정유미와 이청아, 오연서 등 몇몇 여성 연예인들은 악성 루머에 거론돼 피해를 받았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법적 조치 강구를 밝혔다.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유포 논란을 빚은 정준영은 14일 서울지방경찰성에 출두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에 따른 처벌만으로 연예인들의 이런 범죄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만 ‘돌출행동한 괴물’로 판단 내리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좀 더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승리 게이트’에서는 의혹을 부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전에 비해 당사자가 비교적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소속사에서도 선긋기, 즉 퇴출 또는 계약 해지를 빨리 발표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화가 나있는 민심에 따른 대응일뿐, 아직 아티스트 관리와 인성 교육 등을 포함하는 구조적인 해결책을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준영 등의 사례에서 보면 이들은 너무 쉽게 디지탈 범죄에 가담했다. 5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되는 성관계 촬영 유포 행위를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 같았다. 특히 정준영이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린 글을 보면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저지르고 있다.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알려주는 사례다.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승리와 정준영이 그런 짓을 쉽게 하는 데에는 개인적인 문제때문이기도 하지만 잘못을 해도 쉽게 복귀할 수 있는 연예계 시스템에도 큰 원인이 있다.

14일 경찰에 출두하는 정준영

14일 경찰에 출두하는 정준영

두 사람은 문제가 터지기 직전에도 ‘나 혼자 산다’와 ‘1박2일’에서 인간적이고 소탈한 캐릭터로 조명을 받아왔다. 정준영은 2016년 9월에도 이와 유사한 성추문에 휩싸였다. 여자 친구의 신체를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았지만 재빨리 ‘1박2일’에 복귀했다. 기자는 강한 톤으로 정준영의 행동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지만, 젊은 친구의 인생을 망치려고 하느냐는 반대에 직면했다.

방송 제작진들은 예능물이라 해도, 출연자들에 대한 자격과 기준을 제시하고 잘못을 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사인’을 계속 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통속이 돼 동업자 의식을 발휘했다.

‘1박2일’ 출연자들은 막내의 귀환을 누구보다 반갑게 맞아주었다. 정준영에게는 지리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등산이라는 혹독한 미션(?)을 부여해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 수 있게 도왔다.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여자가 나오는 술집을 운영한 혐의로 범국민적 지탄을 받을 때, 출연자들은 정준하를 감싸안았다. 정준하는 하차 없이 넘어갔다.

그런 건 의리가 아니다. 조폭 세계에서의 우정이나 의리가 될 수는 있어도, 적어도 국민에 대한 영향력이 지대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고, 또 그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그래서는 안된다.

승리는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을 통해, 정준영은 음악 오디션을 통해 각각 유명인이 됐다.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세계를 경험하고 큰 돈도 벌다 보니 스스로를 컨트롤하기 힘들 수도 있다. 연습생 시절 불안하고 스트레스에 직면하다 성공을 맛보면 쉽게 쾌락과 향락에 물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때 어른들이 좀 더 강력하게 나서줘야 한다. 여기서 어른은 방송국 제작진, 기획사 대표, 언론이다. 이들이 어른의 역할,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어른들은 시청률에 급급하거나, 실적을 올리려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했다. 그 결과가 이런 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제아들은 ‘내가 사고를 쳐도 아빠가 다 해결해줄 거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면 경찰총장(?)이 봐주고 있다는 비뚤어진 생각도 보였다. 사고를 치고 소속사 사장 뒤로 숨어버리는 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기획사의 관리라는 게 연예인이 사고를 쳤을 때 막아주는 게 아니다.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미리 인성 교육을 시키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사고력을 길러주고, 인간다움을 터득하는 인문학을 가르쳐야 한다. 공적인 영향력을 지니게 되는 연예인에 대한 관리와 교육은 똑똑함이 아닌 올바름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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