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내시경’으로 위·식도 들여다본다

ETRI, 인체통신기술 활용 개발

초당 24장 촬영 고속전송 가능

식도와 위를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캡슐내시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한국 연구진이 인체통신기술을 활용, 사람의 소화기 질환 중 약 54%를 차지하는 식도와 위를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인바디 인체통신기술을 활용, 기존 제품보다 영상전송속도가 4배 빠른 초당 24장의 고속 전송이 가능한 고해상도 캡슐내시경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ETRI는 사람의 몸을 매질(媒質)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인바디 인체통신기술로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져 식도처럼 캡슐이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에서도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시경에 쓰이는 캡슐의 크기는 1㎝x 3.1㎝다. 캡슐은 송신기 역할을 하며 내부에는 LED 램프, 두 개의 전ㆍ후방카메라, 코인형 배터리, 자석 등으로 구성됐다.

캡슐이 촬영한 영상은 몸에 붙이는 전극 또는 벨트타입의 수신부를 통해 체외에 있는 핸드폰 크기의 수신기로 전송되고 저장된다. 해상도는 320 x 320 dpi 수준이며 배터리는 2시간 지속이 가능하다. 또 자유롭게 캡슐의 자세를 바꾸거나 위벽에 캡슐을 머무르게 만들어 좀 더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기존 상부 위장관 검사를 위한 유선 내시경의 경우, 재사용에 의한 교차감염과 이물감이나 공기주입으로 인한 복부 불편감, 수검자의 구역질이나 트림이 검진을 어렵게 하는 요소였는데 캡슐내시경은 이러한 단점의 보완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협력 기업과 함께 상부 위장관용 캡슐내시경을 위장질환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중국과 식도 질환 발병률이 높은 영국과 유럽 등에 우선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앞으로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전체 소화기관을 검진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형일 ETRI 박사는 “식도와 위장 부분에 대한 검사를 보다 정확하고 편안하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면서 “기존 상용제품에 비해 위치 제어, 데이터 전송 등에서 큰 경쟁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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